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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20대 한국인 여성 살해 용의자 이틀만에 잡고보니…

입력 | 2013-11-26 10:13:00


호주 퀸즐랜드 주 브리즈번 도심에서 20대 한국인 여성 워킹홀리데이(이하 워홀) 참가자를 무참히 살해한 10대 용의자가 검거됐다.

26일 호주 언론에 따르면 경찰은 한국인 워홀러 P(22·여)씨를 살해한 혐의로 19세의 호주 청년 알렉스 로벤 맥이완(Alex Reuben McEwan)을 이날 새벽 스프링 힐스에 있는 그의 집에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사건발생 만 이틀이 지나기 전에 용의자를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맥이완은 지난 24일 새벽 4시(현지시간)께 브리즈번 도심 앨버트 스트리트에서 길 가던 P씨를 마구 때려 살해한 뒤 인근 위컴 공원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P씨가 성폭행이나 강도를 당한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며 자세한 범행동기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맥이완이 특정 인종을 겨냥한 인종증오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도 있다. 최근 호주에선 백인의 아시아계 공격이 빈번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P씨의 시신은 숨진 지 약 30분 후 머리 부위가 심하게 손상되고 주변에 피가 흥건히 고여있는 상태로 행인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은 지난달 16일 워홀 비자로 호주에 온 P씨가 일터인 트랜스콘티넨털 호텔에 가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P씨는 새벽에 청소 일을 해왔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와 사건 현장 인근 주민의 제보 등을 토대로 수사망을 좁혀 유력 용의자를 검거했다. P씨가 피살되는 모습은 브리즈번의 방범용 카메라 (64 CitySafe cameras) 중 한 대에 촬영됐다. 경찰은 셔츠를 입지 않은 한 남성을 범인으로 보고 추적해 왔다.

용의자는 이날 브리즈번의 치안법정에 잠시 선 후 재구금 됐다. 죄수복을 입은 맥이완은 취재 카메라를 피해 고개를 숙였다. 그는 살인 혐의 적용에 반발하지 않았다. 그는 다음 달 16일 다시 법정에 선다.

P씨의 부모가 딸의 시신을 한국으로 운구하기 위해 이날 현지에 도착했다.
캠벨 뉴먼 퀸즐랜드 주 총리는 "고인의 부모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며 "퀸즐랜드 주민을 대신해 애도를 표하기 위해 고인의 부모를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호주 공영방송 ABC에 따르면 사건 발생 장소인 위컴 공원에 현지 주민과 한국인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고, 생화와 한국어로 쓰인 카드 등이 놓여 있다.

추모객 중 한 명인 현지 주민 스콧 맥 퀼란은 "저의 아내도 한국인인데, (안타깝게 떠난 한 생명을 위해)짧게나마 기도하고, 애도의 뜻을 전하고 싶어 이곳에 왔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관 란 스튜어트는 "브리즈번은 비교적 안전한 도시로, 이같이 잔인한 범죄가 발생한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비극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한편 현지 영사관 관계자는 퀸즈랜드주에 거주하는 약 1만 2500여 명의 한국인들에게 외출 시 신변 안전에 더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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