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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의학을 달린다]정기적 스케일링, 치아건강 지키는 길

입력 | 2013-11-27 03:00:00


회사원 최모 씨(30)의 고민은 ‘입 냄새’다. 최근 여자친구로부터 “입 냄새 때문에 입맞춤을 하기 싫다”는 말까지 들었을 정도다. 이에 충격 받은 최 씨는 “평소 양치질에 게으른 편이 아니다. 바쁜 점심시간은 몰라도 아침, 저녁으로는 이를 꼬박꼬박 닦는다”고 항변했다.

오랜 고민 끝에 치과병원을 방문한 최 씨에게 담당의사는 ‘스케일링’을 받을 것을 제안했다. 구취의 원인이 이와 잇몸 사이에 가득 낀 치석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최 씨는 “스케일링을 잘못 받으면 오히려 이가 상한다는 얘기가 있다. 실제로 3년 전 스케일링을 받았을 때 이가 심하게 시려서 고생했다”면서 망설였다.

치과 전문의들은 “스케일링으로 치아에 손상이 갈 확률은 제로(0)에 가깝다”고 말한다. 스케일링은 치아와 잇몸에 낀 치석을 제거하는 치과시술이다. 치석은 치아에 형성된 세균막인 치태(플라크)에 각종 무기질 성분과 음식물 찌꺼기 등이 말라붙어 형성된 단단한 석회 물질로 점점 부피가 커지는 특성이 있다. 이로 인해 이와 잇몸 사이의 간격이 생기고 그곳에 세균이 침투해 치주염(풍치)이 발병한다. 특히 치석이 잇몸에 가득 붙어 있으면 잇몸이 붓고 피가 난다. 또 입 냄새의 주된 원인으로도 작용한다. 증상이 심하면 치아 뿌리가 잇몸 밖으로 노출될 정도로 위험하다.

이처럼 치석 때문에 생기는 치주질환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스케일링이다. 스케일링을 하면 치아 표면에 눌러 붙은 플라크, 치석을 제거할 수 있다. 또 치아 표면을 매끈하게 해서 유해한 세균의 수가 줄고 구강을 늘 청결한 생태로 유지할 수 있다.

이규석 새이플란트 치과의원 원장(사진)은 “올바른 양치질 습관이 있어도 한 번 생긴 치석을 칫솔질만으로 제거하는 건 어렵다. 스케일링을 하고 시린 느낌이 나는 이유는 치석이 감싸고 있던 치아와 잇몸이 드러나면서 생기는 일시적인 증상이므로 금세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스케일링은 치주질환뿐만 아니라 전신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된다. 최근 대만에서 시민 10만 명의 치아검진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년에 두 차례 이상씩 스케일링을 받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근경색 위험이 24% 낮고 뇌중풍 위험도 13%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절한 스케일링 시기는 1년에 1∼2회 정도. 하지만 식생활이나 양치질 습관에 따라 개인차가 있으므로 정기적으로 치과에 내원해 스케일링과 구강상태 점검을 받는 게 좋다.

이 원장은 “최근 다양한 임플란트 제품이 나오고 있지만 자연치아를 완전히 대체하긴 어렵다. 하지만 올바른 양치질 습관과 함께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받으면 임플란트를 받을 필요 없이 자신의 치아를 평생 건강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