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플란트, 美와 3D 임플란트 공동개발
손병섭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원장이 아나토마지 가이드 임플란트 수술 전에 3차원(3D) 오랄 스캐너를 사용해 환자의 치아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제공
진단 결과 치주염이 장기간 진행돼 있었다. 형태는 남아 있지만 제대로 기능하는 치아가 거의 없었다. 치주염 초기라면 잇몸치료와 미세현미경을 이용한 보존치료 등으로 치아를 살릴 수 있다. 이미 염증이 상당히 진행된 치아는 뽑은 뒤 임플란트를 심어야 한다고 의료진은 판단했다.
관건은 잇몸 뼈의 상태다. 잇몸 뼈가 좋지 않으면 임플란트 심기가 어려울 수 있다. 다행히 윤 씨의 잇몸 뼈 상태는 수술을 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아나토마지 가이드 수술은 3차원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시뮬레이션을 하고([1]) 이를 토대로 정밀유도장치를 만들어([2]) 구강에 장착한 뒤([3]) 잇몸을 최소절개해 임플란트 픽스쳐(고정장치)를 심고([4]) 치아보철물을 끼우는([5]) 순서로 진행된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제공
윤 씨는 정교하고 성공률이 높은 ‘아나토마지 가이드’ 임플란트 수술을 받았다. 이 수술법은 미국 아나토마지사와 에스플란트치과병원이 공동으로 개발한 것으로 최신 3차원(3D) 기술을 집약했다. 수술에 앞서 일단 3D 컴퓨터단층(CT) 촬영을 통해 환자의 구강 상태를 정확히 파악한 뒤 컴퓨터상에서 가상수술을 먼저 실시해 최적의 방법을 찾아낸다.
과거에는 X선 촬영으로 시술 부위를 확인한 뒤 잇몸을 절개했다. 의사가 일일이 잇몸 뼈를 확인하며 수술해야 했기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출혈과 통증도 심했다. 이런 부작용은 3D CT를 사용하면 확 줄어든다.
컴퓨터상에서 여러 차례 가상수술을 하는 과정에서 잇몸 뼈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 확인함으로써 불필요한 뼈 이식을 피할 수 있다. 또 임플란트를 심었을 때 위턱과 아래턱이 잘 맞물릴지도 미리 파악할 수 있다.
임플란트 10개도 2시간 만에 가능
의료진은 필요한 위치에만 레이저로 작은 구멍을 뚫어 임플란트를 심는다. 이정택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원장은 “가상수술 덕분에 잇몸 뼈 상태를 직접 보려고 절개할 필요도 없다. 레이저를 사용하므로 통증과 출혈, 붓기가 덜 하다. 환자의 고통이 크게 줄어든다는 얘기다”라고 말했다. 특히 여러 개의 임플란트를 한꺼번에 심거나 수술 자체가 어려운 노인, 만성질환자들에게 효과적이다. 잇몸 뼈 상태만 괜찮다면 2시간에 10개의 임플란트를 한 번에 심고 임시 틀니가 아닌 임시 보철물까지 올릴 수 있다. 경과만 좋으면 오전에 수술해 저녁에는 간단한 죽 정도는 먹을 수 있다.
백상현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원장은 “요새는 치과 치료에 두려움을 지닌 환자들의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 아로마세러피, 의식하진정요법(수면마취), 자가통증조절법(PCA) 등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다”며 “3D 기술과 이런 시도들을 잘 활용한다면 환자의 통증을 줄이는 동시에 정서적 안정감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플란트 오래 쓰려면 3·6·9법칙 준수
임플란트에 문제가 생겨 오는 환자들 상당수가 평소에 구강 위생에 소홀했던 이들이다. 임플란트 수술을 받은 뒤에는 구강 위생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식사 뒤에는 칫솔질을 꼼꼼하게 하고 칫솔이 잘 닿지 않는 부위는 치실이나 치간 칫솔 등을 사용한다. 아무리 칫솔질을 잘 해도 입안 구석구석을 제대로 관리하는 게 쉽지는 않다. 따라서 임플란트 시술이 끝난 뒤에는 3개월, 6개월, 9개월 간격으로 치과를 찾아 꾸준히 점검을 하도록 하자. 문제점을 조기에 발견하면 향후 발생 가능한 상황을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다. 3, 6, 9개월 이후 이상이 없으면 그 뒤에는 1년마다 한 번씩 점검을 받아도 된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