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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9부 능선’ 울산의 고민 왜?

입력 | 2013-11-26 17:36:00

김호곤 감독. 스포츠동아DB


울산 김호곤 감독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2경기를 남긴 가운데 2위 포항보다 넉넉히(승점 5) 앞서 K리그 클래식 정상 등극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마냥 마음이 편하지 않다.

울산은 우승과 관계없이 남은 부산(27일 원정)-포항(12월 1일 홈)전에서도 최선의 승부를 펼치기로 결정했다. 그게 울산 팬들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안방에서 상대가 우승 세리머니를 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며 총력전을 예고한 홈 팀 부산은 차라리 고맙다. 울산 선수단을 더욱 똘똘 뭉치게 하는 긍정의 효과를 냈다.

그런데 진짜 고민이 있다. 27일 킥오프 시간이다. 울산은 오후 7시30분 부산 원정을 갖는다. 부산이 울산 우승의 키를 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 5시간 앞선 오후 2시에 치러질 포항과 서울의 경기를 배제할 수 없다. 이날 오후 4시면 울산의 첫 번째 운명이 나온다. 차라리 동시간대에 2경기가 열린다면 포항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데 각기 시간을 달리해 경기가 펼쳐지니 울산에는 얼마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자신들과 상관없이 운명의 열쇠를 쥔 앞선 경기가 달가울 리 없다. 더욱이 포항이 홈에서 서울을 꺾으면 1~2위 격차는 승점 2로 좁혀져 울산은 심리적으로 쫓기게 된다. 평일 오후 2시 경기는 포항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홈구장 포항 스틸야드의 잔디 보수 관계로 조명 시설이 없는 포항종합운동장에서 시즌 막바지 홈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심한 바람 등 외적 변수가 많은 종합운동장은 포항에게도 아직 낯설다.

일단 우승에 기준을 맞추면 서울의 선전을 바라야 한다. 김 감독의 오랜 제자 서울 최용수 감독도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어 포항전에도 정상 전력을 가동 한다”고 약속했다. 그래도 울산은 마냥 유쾌하지 않다. 김신욱과 치열한 득점왕 경쟁 중인 서울 골게터 데얀의 활약은 절대 반갑지 않다. 데얀이 무득점하고 서울이 비기거나 이겨주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이래저래 웃을 수 없는 울산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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