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성을 높여 사람들이 옷이나 몸에 착용하며 이용할 수 있는 컴퓨터. 웨어러블 PC, 입는 PC, 입는 컴퓨터 등으로 불린다. 웨어러블 컴퓨터는 현재의 모바일 기기(스마트폰, 태블릿PC 등)과 달리 손에 쥐거나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즉, 더 휴대하기 편리한 기기다. 때문에 두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며, 음성 인식 기능/제스처 기능 등을 통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체험할 수 있다.
초기 웨어러블 컴퓨터는 1960년대 군사, 산업, 의료 등 특수 목적용으로 개발됐다. 당시 웨어러블 컴퓨터는 크기가 크고, 이용하기가 불편했으며, 가격이 비쌌기 때문에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조금씩 웨어러블 컴퓨터라는 개념이 관심 받기 시작한 것은 헬멧처럼 머리에 쓰고 사용하는 HMD 등장 이후다.
웨어러블 컴퓨터의 본격적인 시작은 2012년 6월, 구글이 구글 I/O 컨퍼런스에서 스마트안경 구글 글래스를 발표한 뒤다. 이후 삼성전자의 갤럭시기어, 소니의 스마트워치2, 퀄컴의 토크 등 여러 제조사들이 스마트시계를 출시했다. 참고로, 이 시기부터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하는 신발, 밴드, 목걸이 등 앱세서리(앱과 앱세서리를 더한 줄임말. 스마트 기기와 유무선으로 연결, 데이터를 연동해 사용하는 제품을 뜻한다)도 웨어러블 컴퓨터로 불리기 시작했다. 즉,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PC 등과 데이터를 연동해 사용하는 기기나 구글 글래스처럼 독자적으로 사용하는 단말 등도 웨어러블 컴퓨터로 불린다.
이처럼 착용하는 형태의 스마트 기기 즉, 웨어러블 컴퓨터는 스마트폰의 발전과 함께 차세대 제품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일각에서는 PC 시대, 스마트폰 시대 다음은 웨어러블 컴퓨터 시대라고 예측한다. 물론, 웨어러블 컴퓨터가 스마트 혁명을 이끈 스마트폰과 같은 파급력을 지닐지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다만, 가상현실,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다양한 IT 기술과 연동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웨어러블 컴퓨터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웨어러블 컴퓨터의 종류
웨어러블 컴퓨터는 착용하는 부위에 따라 나눌 수 있다. 현재 일반 사용자 대상으로 출시하거나 출시 예정인 제품은 머리에 쓰는 HMD, 얼굴에 착용하는 안경 형태(스마트안경), 손목에 착용하는 밴드 형태(스마트밴드) 등이 대표적이다. 추후, 웨어러블 컴퓨터는 신발이나 옷 등의 다양한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HMD는 1960년대부터 개발을 시작했으며, 디스플레이가 발전함에 따라 2000년대부터 개인용 HMD가 등장했다. 주로 콘솔이나 TV, 노트북, 스마트폰 등과 연결해 사용자가 큰 화면을 볼 수 있도록 돕는다. 넓은 의미로 군사용으로 사용하는 야간 투시경도 HMD로 분류한다. 대표적인 개인용 HMD는 소니의 HMZ-T2, 아큐픽스의 마이버드 등이 있다.
스마트안경은 구글이 2014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구글 글래스가 대표적이다. 안경처럼 쓰지만, 실제로 사람의 눈을 다 가리지는 않는다. 오른쪽 상단에 작은 디스플레이를 달아 필요할 때마다 올려보는 방식이다. 시야 구석에 작은 화면을 달고 다니는 셈이다. 스마트폰처럼 와이파이나 이동통신에 연결해 인터넷 정보를 이용할 수 있어 굳이 스마트폰 등 다른 모바일 기기와 연결해 사용할 필요가 없다. 기본적으로 오른쪽에 달려있는 터치 패드를 이용해 손으로 제어하며, 필요에 따라 음성으로 제어할 수도 있다. 카메라, GPS 기능도 달려있다. 구글은 구글 글래스를 스마트폰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앱을 추가 개발 중이다.
지난 2월 20일, 구글은 유투브를 통해 구글 글래스를 사용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동영상 속 구글 글래스는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러 갈 때 도착하는 곳의 날씨, 숙박 정보 등을 알려 주거나, 음식을 먹을 때 음식의 칼로리, 조리 방법 등을 알려 준다. 짧은 동영상 또는 사진을 촬영하고 이를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로 업로드할 수도 있다. 오랜만에 만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친구의 이름도 알려 준다.
스마트밴드는 주로 손목에 착용해 사용하는 웨어러블 컴퓨터로, 일종의 스마트 헬스 케어 보조 기기다. 이 밴드는 내부에 GPS, 가속도 센서, 만보기 기능 등을 탑재해 사용자가 손목에 차고 다니면 움직인 거리와 걸음 수 등을 측정할 수 있다. 다만, 밴드 자체만으로는 누적된 데이터를 확인하는 용도에 불과하고, 스마트폰, 태블릿PC 등과 유무선으로 연결해 사용해야 한다.
스마트폰에 전용 앱을 내려받으면 여러 부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시간, 날짜 별로 총 움직인 거리와 장소, 걸음 수 등을 표로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의 키나 몸무게 등을 입력하면 칼로리 소모량도 측정할 수 있다. 또한,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에 지인 또는 친구들과 입력한 데이터로 경쟁하는 등 소소한 재미 요소도 갖췄다. 제품에 따라 사용자의 수면 상태를 측정해 일어나기 좋은 시간에 알람으로 잠을 깨워주기도 한다. 일종의 피트니스 보조 기구다. 대표적으로 나이키+ 퓨얼밴드(Nike+ Fuelband), 조본 업(Jawbone UP) 등이 있다.
밴드 이후 등장한 것이 스마트시계다. 스마트시계를 마치 스마트안경처럼 독자적인 단말로 생각하곤 하는데, 스마트시계는 밴드처럼 스마트폰과 연결해 사용하는 보조 기기다. 평소에는 시계처럼 사용하지만, 스마트폰과 연결하면 스마트폰으로 전송된 문자나 SNS 메시지, 이메일 등을 스마트시계로 확인할 수 있다. 캘린더에 입력한 약속 정보 등을 알람처럼 울리게 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으로 걸려온 전화도 받을 수 있다. 즉, 스마트폰을 주머니에서 꺼내지 않고 간단한 기능을 스마트시계로 실행하는 셈이다.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내부에 1GHz 내외의 프로세서, 1~2GB의 저장공간 등을 탑재했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일반 시계처럼 1~2인치 정도로 정전식 터치 인터페이스를 사용한다.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시계는 간단한 동영상이나 사진 등을 찍을 수 있다. 제조사에 따라 앱스토어를 제공해 전용 앱을 내려받아 실행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2013년 9월, IFA 2013에서 스마트시계 갤럭시기어를 공개했으며, 이외에 소니 스마트워치2, 퀄컴 토크, 애플 아이워치 등이 있다.
2013년 3월, 구글이 아디다스와 함께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2013에서 공개한 말하는 신발도 웨어러블 컴퓨터로 분류할 수 있다. 실제 상용화한 제품은 아니고 웨어러블 컴퓨터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구글의 실험제품이다. 말하는 신발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블루투스로 연동한다. 신발 속에 가속 센서, 압력 센서, 자이로스코프 센서 등을 탑재해 사용자의 움직임을 감지한다. 마치 밴드처럼 신발을 신고 있는 사용자가 걷는지, 뛰는지, 농구를 하는지 등을 분석하는 것. 기존에도 신발에 센서를 달은 유사 제품이 있었지만, 말하는 신발은 SNS에 자동으로 현재 사용자 상태를 올리거나 실제로 말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웨어러블 컴퓨터, 시장 전망은?
웨어러블 컴퓨터는 스마트폰 이후 등장할 차세대 제품으로 손꼽힌다. 아직 안경, 시계, 밴드 등 액세서리형태에 불과하지만, 좀더 시간이 지나면 실제 옷이나 몸에 부착하는 일체형 제품으로 발전할 것이다. 지금처럼 단순히 스마트폰을 확장하는 용도가 아닌 사람에게 필요한 정보를 알아서 알려주는 즉, 인간의 두뇌를 보조하는 기기가 웨어러블 컴퓨터의 최종 목표다.
시장조사전문기관 ABI리서치는 2018년 웨어러블 컴퓨터의 판매량이 4억 8,50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며, 가트너는 2016년 웨어러블 컴퓨터 시장 규모가 100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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