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학자금 무상지원도 제재지방 공기업 빚 6년새 2배 늘어… 방만경영 고강도 개혁 나서기로
정부가 각 부처 산하 공공기관에 이어 전국 388개에 이르는 지방 공기업의 부채와 방만경영 문제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개혁에 나서기로 했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차관은 26일 ‘시·도 경제 협의회’에서 “지방에서도 정부의 정책방향에 맞춰 소속 공기업의 부채나 방만경영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강도 높은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전체 지방 공기업들의 부채는 72조5000억 원으로, 2006년(35조7000억 원) 이후 6년 만에 두 배로 불어났다. 지난해 이들 기업의 적자규모도 1조5000억 원으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고, 이에 따라 지방 공기업들의 부채비율도 2006년 60.0%에서 지난해 77.1%로 높아졌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각 지자체가 산하 공기업들을 동원해 무리하게 개발 사업을 밀어붙인 것도 이들의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끼쳤다. 부채비율이 350%에 육박하는 서울시 SH공사는 분양실적 부진, 임대사업 손실 등으로 지난해에만 5354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봤다.
한편 정부는 내달 초 발표하는 ‘공공기관 정상화 방안’을 통해 민간기업과 견줬을 때 지나친 직원복지 사례로 언급되는 몇 가지 제도들을 고쳐나가기로 했다. 대학생 자녀의 학자금을 저리융자 대신 무상지원하는 제도나, 업무상 또는 개인적 이유로 직원이 사망했을 때 가족들에게 채용 혜택을 주는 ‘고용세습’ 관행 등이 주된 개혁 대상이다. 정부는 앞으로 이런 제도를 유지하는 기관들을 매년 경영평가에서 심사해 임직원의 성과금을 삭감하는 등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 밖에 내년부터 공공기관장과 소관부처 장관이 경영성과협약을 체결해 기관장 임기 중 부채 감축과 방만경영 관리 여부를 평가하도록 할 계획이다.
세종=유재동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