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2월 무역투자진흥회의서 규제개혁 종합대책 발표
정부는 다음 달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하는 4차 무역투자진흥회의 때 교육 의료 관광 등 서비스업과 제조업 관련 규제를 전면적으로 푸는 종합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은 9월 25일 열린 3차 무역투자진흥회의 모습. 동아일보DB
다만 이 가운데 일부 방안은 부처 간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았거나 이념적 사회적 논란의 소지를 제공할 수 있어 정책이 현실화되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평가가 있다.
○ 해외 수요 국내로 돌려 일자리 만들기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유학·연수 적자액은 43억 달러나 됐다. 외국인이 한국에서 쓴 유학연수 비용보다 한국인이 해외에서 학교를 다니며 쓴 돈이 그만큼 더 많은 것이다. 정부는 국제학교의 입학 규제를 풀어주면 한국인의 유학 수요를 국내로 돌려 내수경기 진작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인 투자와 국제학교 설립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교육 의료 분야의 규제 완화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통해 최근 ‘불황의 무풍지대’로 우뚝 선 제주도의 성공사례를 정부는 주목하고 있다.
카지노 분야의 규제 완화도 고급 일자리를 늘리고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방안으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영종도에 카지노가 들어섰을 때 고용창출 효과가 5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 베트남 등이 카지노를 통한 관광객 유치에 발 벗고 나서는 상황에서 중국 관광객을 대거 끌어들여야 하는 한국은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그동안 끊이지 않았다. 조세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하경제의 한 축을 차지하는 불법도박의 규모를 감안할 때 카지노 규제를 풀어 세원을 양성화하는 방안을 고민해봐야 한다”는 의견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 밖에도 관광산업과 관련해 정부는 재계 의견을 반영해 유흥시설이 없는 호텔을 학교 주변에 지을 수 있도록 하고 경사가 급하지 않은 산에는 숙박시설 건립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기업들은 회원제 골프장의 개별소비세나 관광숙박시설에 대한 교통유발부담금을 감면해 달라는 요구도 하고 있다.
○ 영리병원 이슈는 우회적으로 풀기로
척추교정(카이로프랙틱) 전문가, 놀이 및 음악 미술 치료사 등에 국가공인 자격증을 부여해 해당 분야의 일자리를 늘리는 방안도 추진된다. 정부는 환자들이 의료 현장에서 이런 전문가들의 도움을 이미 많이 받고 있는 만큼 일정 자격요건을 둔 채 양성화하면 소비자의 선택권도 크게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부분 역시 “국민 건강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의료계의 반발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관건이다.
창조경제 분야에서는 업계의 재하도급 관행을 금지하는 정책이 검토되고 있다. 소프트웨어업계에서는 일감을 따낸 큰 기업들이 가격을 낮춘 뒤 중소기업에 하청을 주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건설업과 달리 수주 기업이 프로젝트 전부를 다른 업체에 위탁할 수 있고, 하도급 단계에 제약도 없어 하청에 재하청이 꼬리를 물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수주 업체가 다른 업체에 하청을 주더라도 일감의 50% 이상을 넘기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세종=유재동 jarrett@donga.com·홍수용 기자
김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