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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차세대 경쟁하다 절친 됐어요”

입력 | 2013-11-27 03:00:00

소치 대표 뽑힌 박소연-김해진 “서로 의지하며 평창도 나란히”




차세대 피겨 기대주 박소연(오른쪽)과 김해진이 24일 열린 전국 회장배 전국남녀피겨랭킹대회 여자 시니어부문에서 1, 2위를 차지한 뒤 기자회견에서 마주 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채널A 제공

뭐가 그리 좋은지 눈빛만 마주쳐도 ‘까르르∼’ 웃음이 터진다. 구르는 낙엽만 봐도 웃음이 나는 16세 소녀들이기 때문일까.

박소연(16·신목고)과 김해진(16·과천고). 둘은 24일 열린 2013 전국 회장배 전국남녀 피겨 랭킹대회 여자 시니어 부문에서 1, 2위를 차지하며 ‘피겨 여왕’ 김연아(23)와 함께 내년 2월 러시아에서 열리는 소치 겨울올림픽에 출전하게 됐다.

빙판 위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펼쳤지만 얼음판을 벗어나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둘은 자리에 앉자마자 서로를 쳐다보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정상을 다투는 선수끼리 친하게 지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둘은 학교도 다르고 매니지먼트 회사도 다르다. 박소연은 IB월드와이드, 김해진은 올댓스포츠 소속이다.

하지만 외롭고 힘든 피겨라는 운동을 함께하는 동료이자 선의의 경쟁자로서 둘은 남다른 친분을 과시하고 있다. 경기 전후 링크에서 만날 때마다 수다 꽃을 피운다. 링크를 벗어나서도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고 생일 등 기념일에는 서로 선물도 챙겨준다.

무엇보다 서로의 존재가 있기에 힘든 운동을 버텨내며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박소연은 “해진이의 표정 연기를 보면서 배우는 게 많다. 연기 기술은 물론이고 예술성도 좋기 때문에 경기나 연습을 유심히 지켜본다”고 말했다. 김해진은 박소연에 대해 “스피드가 좋을 뿐 아니라 점프가 깔끔하다. 소연이가 있어서 더욱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둘은 내년에 올림픽 출전이라는 값진 경험을 하게 된다. 김연아가 내년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하기 때문에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에서는 각자 힘으로 출전권을 따내야 한다. 멀고 험한 길이지만 혼자가 아닌 둘이기에 평창으로 가는 발걸음이 무겁지만은 않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