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선수들이 2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와 프로배구 V리그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 역전승을 거둔 뒤 환호하고 있다. 대전|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 현대건설, 2라운드 산뜻한 출발
40득점 활약…인삼공사전 3-2 역전 선봉
황감독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 덕분”
NH농협 2013∼2014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1위와 최하위팀이 만났다. 초반 부진에 빠진 현대건설은 14일 수원경기에서 인삼공사를 3-0으로 제압했다. 인삼공사가 1라운드에 기록한 유일한 패배였고, 현대건설의 유일한 승리였다.
1세트 현대건설은 황연주와 정미선의 서브에이스 4개로 분위기를 잡으며 중반까지 앞서갔다. 21-17로 달아나며 무난히 이길 것 같았지만 이때부터 1라운드 MVP 인삼공사 조이스의 괴력이 나왔다. 5점을 집중시키며 경기를 뒤집었다. 타임아웃 때는 동료들에게 공격지시까지 내리는 조이스의 융화력으로 25-22, 첫 세트 역전승을 만들었다.
2세트도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10점대 중반까지는 팽팽했으나 20점에 다가갈수록 인삼공사의 집중력과 결정력이 앞섰다. 인삼공사는 탄탄한 수비로 걷어 올리면 조이스(11득점)가 해결했다.
이 경기마저 지면 시즌 전체 구상을 고민해야 하는 현대건설은 3세트부터 살아났다. 높이를 앞세워 인삼공사를 25-12로 제압했다. 양효진이 8득점하며 분전했고, 대전까지 원정응원을 따라온 남편의 외조에 힘을 낸 바샤도 8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인삼공사의 공격득점은 고작 4점이었다. 현대건설은 4세트서도 21-24로 매치포인트까지 몰렸지만 듀스까지 살아난 뒤 28-26으로 역전, 운명의 마지막 세트로 경기를 연장했다.
5세트 현대건설은 0-5, 6-12로 패배를 눈앞에 두고 기적을 만들었다. 바샤가 10득점하며 팀을 구했다. 바샤는 15-15에서 연속 2점을 뽑으며 팀에 세트스코어 3-2 역전승을 선물했다. 40득점한 바샤를 보며 남편은 펄쩍 뛰었다. 대반전의 기회를 잡은 황현주 감독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이 고맙다”고 했다. 이성희 감독은 상상도 못한 역전패를 믿지 못하는 표정으로 경기장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