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최고지도자로 20여년만에 방문… 당내 비판론 넘어 재조명 여부 주목
중국 최고 지도자가 20여 년 만에 공자(孔子·기원전 551∼기원전 479)의 고향을 방문했다. 중국 공산당이 공자의 기치를 다시 들지 주목된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26일 산둥(山東) 성 취푸(曲阜)의 공부(孔府)와 공자연구원을 시찰했다고 관영 신화(新華)통신이 이날 전했다. 공부는 공자의 종손인 연성공(衍聖公)이 대대로 거주하면서 집무를 보던 곳이다. 지금의 공부 건물은 1377년 세워졌다. 공부는 인근에 위치한 공묘(孔廟·공자 사당), 공림(孔林·공자와 후손의 무덤)과 함께 ‘3공’으로 불리는 공자 사상의 핵심 지역이다. 1992년 7월 장쩌민(江澤民) 당시 공산당 총서기가 공림을 방문했다는 보도 이후로 중국 최고 지도자의 방문은 20여 년 만에 처음이다.
역대 중국 최고 지도자는 공자와 관련한 언급을 거의 하지 않을 정도로 공자를 민감하게 다뤄 왔다. 중국의 과거 정치와 문화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공자는 마오쩌둥(毛澤東)의 문화대혁명을 거치면서 나락으로 떨어졌다. 철없는 아이들을 홍위병이란 이름으로 동원해 권력을 장악한 마오쩌둥은 1974년 공자와 정적 린뱌오(林彪)를 적으로 규정해 ‘비공비림(批孔批林·공자와 린뱌오 비판운동)’을 펼쳤다. 공자는 ‘몰락한 노예주 계급의 이익을 대변한 유심론 사상가’라는 꼬리표가 붙고 유적은 파괴당했다. 이후 공자와 마오쩌둥은 마치 대척점에 있는 것으로 해석돼 왔다. 공산당이 해외에 중국 문화와 중국어를 알리는 ‘공자학원’을 대대적으로 세우면서도 정작 국내에서는 공자를 별로 강조하지 않았다. 공자의 거대한 청동상을 베이징 한복판인 창안제(長安街)에 세웠다가 이를 실내로 이전하는 해프닝도 2011년 벌어졌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