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첫 권고문 발간 “부의 분배로 경제적불평등 해소를”
“규제 없는 자본주의는 ‘새로운 독재’와 다름없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가난과 경제적 불평등에 맞서 싸울 것을 촉구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6일 보도했다.
교황은 신앙의 해 폐막미사 이틀 후인 26일 발간된 첫 교황권고 ‘복음의 기쁨’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았다. 84쪽 분량의 이 권고문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올 3월 1300년 만에 처음으로 비유럽 지역 출신 교황이 된 이후 자신이 연설하거나 지적한 내용을 담은 공식 강령이다.
그는 경제적 불평등에 맞서기 위해선 부의 분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람을 죽이지 말라’는 십계명은 현대사회에선 ‘경제적 불평등이 인간을 소외시키면 안 된다’는 말과 같다”며 “어떻게 집 없는 노숙인이 죽는 것은 뉴스 기사가 안 되고, 주식시장에서 지수가 2포인트 떨어지는 것은 기사가 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바티칸 개혁도 중요한 문제로 지적됐다. 교황은 “교회가 견고한 위계질서에 사로잡혀 목회자들의 대화에도 귀 기울이지 못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교회의 안위에만 집착하는 교회보다는 멍들고 상처받고 더러운 교회를 더 좋아한다”고 주장했다.
가디언은 “교황권고 ‘복음의 기쁨’은 전임 교황들의 학구적인 문체와는 달리 프란치스코 교황의 단순하고 따뜻한 설교 스타일이 그대로 반영됐다”며 “교황은 믿음을 전파하는 데 있어 교회의 중심적 역할을 강조했다”고 평가했다.
최지연 기자 lim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