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억 호가 경주마의 겨울나기
특수 방한복 ‘마의’ 착용·마방 환기는 필수
겨울도 훈련…샤워 후 온풍 드라이기 가동
관리사 통해 매일 마사지로 피로 풀어주기
기상청은 올해 겨울이 다른 해보다 더 춥고 눈도 많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마리 가격이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호가하는 ‘귀하신 몸’ 경주마들은 추운 겨울을 어떻게 날까?
우선 경주마들도 겨우내 특수 제작된 방한복을 입고 지낸다. 천연 ‘털옷’을 입고 그 위에 따뜻하고 착용감이 좋은 모직 안감에 방풍·방수 기능이 뛰어난 폴리에스테르 겉감으로 만든 점퍼(마의:Blanket)도 입는다. 또 실내공기가 오염되면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마필관리사들은 마방의 환기에 각별히 신경 쓴다. 암모니아 가스 발생을 막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분뇨로 오염된 짚풀을 갈아준다. 말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은 기본이다.
겨울이라고 훈련을 쉴 수는 없다. 대신 경주마들의 부상을 막기 위해 관리사들은 두세 배 노력을 기울인다. 경주마가 추운 야외에서 갑작스럽게 훈련을 하면 다리를 삐거나 뼈가 부러질 수 있다. 달리기가 주 임무인 경주마에게 다리부상은 은퇴로 이어질 수 도 있을 만큼 치명적이다. 따라서 다른 계절엔 간단하게 진행했던 워밍업과 쿨링다운(격렬한 운동 후 피로를 회복시키는 정리운동)을 겨울철엔 30분 이상 실시한다.
여름과 달리 경주마들은 훈련 후 전신샤워를 자주 받지 않는다. 대신 관리사가 마른수건으로 땀을 닦아주고 더러워진 몸 부위를 부분적으로 씻어낸다. 전신샤워를 하게 되면 원적외선 기기에서 몸을 말린다. 온풍 기능도 있어 사람이 샤워 후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는 것과 비슷하다.
일부 마방의 경우 매일 관리사가 경주마들에게 마사지를 해준다. 훈련 피로를 풀어주기 위해서다. 경주마 마사지도 사람처럼 손으로 근육을 문지르고 비비고 쓰다듬고 누르고 주무르는 동작들을 기본으로 한다. 마사지는 경주마의 부상을 예방하고 운동 능력을 높여준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트위터@ajap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