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개방형 발명실험공간 ‘무한상상실’ 200여곳 늘린다

입력 | 2013-11-29 03:00:00

현재 전국 6곳 3D프린터-레이저커터 등 다양한 장비 갖춰




전국 880여 주민자치센터에서 운영 중인 ‘생활과학교실’에서 청소년들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다양한 장비를 이용해 직접 제작해 볼 수 있다. 한국과학창의재단 제공

미국에서만 100만 개 이상 팔린 태블릿PC용 커버 ‘도도케이스’,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신용카드 결제를 할 수 있는 휴대용 카드리더기 ‘스퀘어’.

전혀 달라 보이는 이들 제품에는 공통점이 있다. 일정 비용만 내면 공작기계들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테크숍’에서 일반인들이 개발했다는 것이다.

과거 정부나 기업이 주도했던 제품이나 기술 개발을 이제는 참신한 아이디어가 있는 개인이 적극 참여하는 방식으로 기술개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우리나라도 올해 8월부터 ‘한국판 테크숍’을 만들어 시범운영하고 있다.

서울, 경기 과천시, 광주 등 전국 6개 지역에 설치된 ‘무한상상실’이 바로 주인공이다. 무한상상실은 테크숍처럼 3차원(3D) 프린터, 레이저커터 등 다양한 장비를 마련해놓고 전문기술자들을 상주시켜 일반인들의 아이디어가 실제 제품으로 나오는 과정을 돕고 있다.

무한상상실 운영기관 중 한 곳인 한국발명진흥회는 3∼5명으로 구성된 ‘청년 아이디어클럽’ 15팀을 운영하면서 이들의 아이디어가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이 중 최종적으로 5개 팀의 아이디어가 선정돼 특허로도 출원될 예정이다.

정부는 무한상상실을 2017년까지 전국 도서관이나 우체국, 주민센터 등 200여 곳에 추가로 설치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성공적인 창업이나 기술이전 사례를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과학체험 프로그램도 늘리고 있다. 입시 위주의 교육 때문에 청소년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기회가 적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3월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높은 교육열에 비해 창조경제역량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20위에 머물고 있다.

전국 880여 주민자치센터에서 운영 중인 ‘생활과학교실’이 대표적인 과학체험 프로젝트다.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모여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각종 제작기기를 활용해 직접 만들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교사들의 도움으로 전기자동차를 설계한 뒤 3D 프린터를 이용해 직접 제작하거나, 오픈소스 기반의 컴퓨팅 플랫폼인 ‘아두이노’를 활용해 발광다이오드(LED)를 만드는 식이다.

생활과학교실 활동에 참여하는 김태은 군(경인고 1년)은 “이곳에서 친구들과 함께 레이저 커터와 3D 프린터를 이용해 친환경 도시 모형을 만들면서 과학자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강혜련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은 “1%의 과학자보다 99%의 국민이 더 큰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과학을 생활 속 문화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준범 동아사이언스 기자 bbe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