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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에하노베르 교수 “한국엔 의사만 많아… 의과학자 키울때 됐다”

입력 | 2013-11-29 03:00:00

서울대 의대 석좌교수 임용된 노벨화학상 수상자 치에하노베르




16일 서울대 의대 석좌교수로 임용된 아론 치에하노베르 교수가 28일 서울대 의대 암연구소에서 열리는 특별강연을 위해 방한했다. 치에하노베르 교수는 단백질의 분해과정을 밝혀낸 공로로 2004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이우상 기자 idol@donga.com

“좋은 연구 성과는 좋은 멘토를 만나야 나올 수 있는 겁니다.”

이달 16일 서울대 의대 석좌교수로 임용돼 26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방한한 아론 치에하노베르 이스라엘 테크니온 공대 교수는 좋은 연구 결과를 낼 수 있는 원동력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단백질 분해 과정을 밝힌 공로로 2004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치에하노베르 교수는 1976년까지만 해도 의무장교로 군 복무를 마친 임상의였다. 임상의였던 그가 의과학자로 진로를 바꾼 것은 2004년 노벨상을 공동 수상한 아브람 헤르슈코 교수를 만나면서부터였다.

임상의를 그만두고 의과학자로 전향한 까닭은 뭘까.

치에하노베르 교수는 학창시절부터 헤르슈코 교수에게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는 일보다는 좀 더 중요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어왔다. 실제로 사람들을 진료하는 것보다 새로운 발견을 하는 데서 큰 희열을 느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임상의 배출 중심의 의과대 시스템에서 벗어나 기초의학 연구자도 함께 육성하겠다는 취지로 의학전문대학원을 세웠다. 그렇지만 의학전문대학원도 임상의가 되기 위한 또 하나의 출구가 돼 버렸다.

이에 대해 그는 “젊은 학생들이 롤 모델로 삼을 수 있는 성공적인 의과학자가 없기 때문”이라며 “기초과학이 지속적으로 산업계와 연계해서 젊은 학생들이 안정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치에하노베르 교수는 “의과학에 관심을 갖는 학생이 많아야 기초의학 연구 수준이 높아지고 노벨상 수상자도 배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치에하노베르 교수는 자신이 진행하는 단백질 연구에 대해서 “신약개발과 질병의 발병과정을 밝혀내는 데 중요하다”며 “산업체의 지원과 참여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강대희 서울대 의대 학장은 “치에하노베르 교수는 내년 상반기부터 서울대 의대 산하 단백질대사의학연구센터 소장으로도 활동한다”며 “서울대 의대 학생들에게 기초연구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 멘토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id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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