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장 임명동의안 처리 안팎
與 투표하고… 野 항의하고… 28일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여당 단독으로 강행처리되자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단상 앞 안경 쓴 사람)가 의장석 앞에서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전 원내대표 뒤는 민주당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28일 오후 3시 반. 강창희 국회의장이 의사봉을 내리쳤다.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새누리당 단독 표결로 통과시킨 것. 지난달 30일 황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구서가 제출된 지 29일 만이었다. 이 표결로 양건 전 감사원장이 사퇴한 뒤 94일간 지속됐던 감사원장 공석사태도 마무리됐다.
오전부터 새누리당은 압박 강도를 높였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오전 9시 최고위원회의에서 “기다릴 만큼 기다려왔다. 그러나 더이상 지체시키는 것은 나라와 국민들께 누가 되는 일이라고 판단했다”며 임명동의안 처리를 시사했다. 같은 시간 열린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도 서병수 위원장을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 7명이 황 후보자에 대한 심사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야당 간사인 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회의장을 찾아 항의했지만 보고서 채택을 막진 못했다. 새누리당은 본회의를 앞두고 오전 11시와 오후 1시 반 잇달아 의원총회를 열어 표 단속에 나섰다. 민주당도 오전 9시 고위정책회의를 연 뒤 두 번의 의원총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새누리당 의원 154명과 무소속 의원 5명의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 의원들은 큰소리로 항의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개표 직후 퇴장해 여야 간 몸싸움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날 국회는 2012년도 결산안도 의결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퇴장한 뒤여서 이 또한 새누리당 단독으로 처리했다. 법정시한(8월 31일)을 3개월가량 넘긴 셈이다. 황 후보자 임명동의안과 결산안 표결에는 이날 ‘신당 창당’을 발표한 안철수 의원도 참여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