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옛 정보수집팀 활동 폭로인사부 담당자가 대를 이어가며 총리-방위상도 모르게 뒤 봐줘
한국에서 신분을 위장해 스파이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일본 육상자위대 정보수집팀인 ‘육상막료감부(한국의 육군본부) 운용지원·정보부별반’의 구체적인 운영 실태가 28일 밝혀졌다.
28일 일본 언론이 보도한 옛 정보수집팀원의 증언에 따르면 이들은 몇 명의 그룹으로 활동했고 서로의 이름도 몰랐다. 재일 조선인을 매수해 북한에 스파이로 보내기도 했다. 활동자금 등 이들의 뒤는 육상막료감부 인사부 담당자가 대를 이어가며 비밀리에 계속 봐줬다. 물론 영수증도 요구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보수집팀원 절반은 심한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렸다. ‘이런 비합법적인 일은 못 하겠다’며 조직을 떠나는 사례도 있었다.
이들은 도쿄(東京) 소재 고다이라(小平) 학교의 ‘심리방호과정’에서 한 기에 7, 8명이 편입돼 추적 잠입 잠복 등의 교육을 받았다. 육상자위대원뿐 아니라 해군자위대원과 공군자위대원도 일부 포함됐다.
아사히신문은 이 과정에서 일본이 외국에 점령될 경우를 상정해 민중 봉기를 촉구하거나, 파괴 공작, 도청 등의 게릴라 훈련을 해왔다고 1993년 폭로한 바 있다.
일본 자위대의 정보조직은 1997년 방위성 산하 정보본부로 통합됐다. 당초 1700명 규모로 출범했던 이 조직은 현재 2400명 규모로 알려져 있다. 한 정보 관계자는 “현재는 감청에 치중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은 이번 사건을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특정비밀보호법안 추진과 연계해 문민통제가 약화될 경우의 위험성을 드러내는 사례라고 공격하고 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