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표결 무효… 직무정지 신청”2014년 예산안-법안 처리 파행 예고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28일 새누리당 단독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2003년 9월 감사원장 인사청문회가 실시된 이후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임명동의안이 처리된 것은 처음이다. 민주당은 이에 반발해 29일부터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키로 함에 따라 내년도 예산안과 법안 처리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임명동의안에 반대하는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무기명 투표를 실시해 찬성 154표, 반대 3표, 무효 2표로 가결시켰다. 앞서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인사청문특위를 단독 소집해 심사경과보고서를 채택했고, 강창희 국회의장은 이를 본회의에 상정했다. 19대 국회에서 여당 단독으로 안건이 본회의에서 처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명동의안 처리에 앞서 민주당은 소속 의원 127명 전원 명의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차원에서 무제한 인사토론 요구서를 제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강 의장은 “인사 안건은 토론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국회 관행”이라며 곧바로 무기명 투표를 진행했다.
민주당은 표결 자체가 원천 무효라며 ‘감사원장 직무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고, 강 의장에 대해서도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홍지만 원내대변인은 “정상적인 임명동의안 처리 과정에 민주당이 불참한 것일 뿐”이라며 “국회 일정 보이콧에 대해선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