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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시즌 진정한 승자 부산 아이파크

입력 | 2013-11-29 15:22:31

윤성효 감독. 스포츠동아DB


2013 K리그 클래식(1부)의 진정한 승자는 부산 아이파크였다.

부산은 27일 열린 K리그 클래식 39라운드 울산 현대와 홈경기에서 다른 팀보다 조금 빨리 시즌을 마무리했다. 더 이상 극적일 수 없는 ‘해피 엔딩’이었다. 14승10무14패로 5할 승률을 정확하게 맞추며 6위를 확정했다. 울산전을 마친 선수들은 팬들 앞에서 환하게 웃으며 지난 1년을 되돌아봤다. 직접 마이크를 잡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윤성효 감독과 선수들, 구단 스태프와 부산팬 모두 크게 웃을 수 있었다.

부산은 시즌 초 윤성효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맞았다. 카리스마로 팀을 묶었던 안익수 감독이 성남 일화로 거처를 옮기면서 위기론이 대두됐다. 2012시즌 상위그룹에 잔류했던 팀 성적이 곤두박질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일었다. 윤 감독은 2012년 수원에서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 항상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에서 4위에 그치면서 수원 팬들의 거센 성토를 들어야만 했다.

부산으로 향한 윤 감독은 모든 짐을 벗어던진 것처럼 홀가분한 마음이었다. 시즌을 앞두고 부산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윤 감독은 입가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수원에선 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전문가들은 부산의 선수층이 옅다고 판단했지만 윤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쓸만한 어린 유망주들이 많다”고 평가했다. 부산 안병모 단장은 “어린 선수들을 발굴하고 키워내는데 큰 합의점을 이뤘다.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출발한 부산은 중상위권의 성적을 이어갔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숱한 화제의 중심이었다. ‘윤성효 부적’이 단적인 예다. 스토리가 절실한 K리그 클래식에서 친정 수원 삼성은 물론이고 수년째 이어온 FC서울 최용수 감독과 질긴 인연으로 화제를 몰고 다녔다.

가장 드라마틱했던 장면은 9월1일 상위그룹을 확정지었던 포항 원정이었다. 반드시 승리해야만 하는 경기. 부산은 한지호의 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40분 김은중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암울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러나 부산의 기적은 실로 놀라웠다. 후반 추가시간 수비수 박용호의 극적인 결승골로 선두 포항을 잡고 잔류를 최종 확정했다. 골키퍼 이범영의 놀라운 선방 쇼도 볼거리를 제공했다.

위기도 있었다. FA컵 4강전에서 전북에 1-3으로 패했다. 전반 이른 시간 정혁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이정호의 동점골로 따라붙었다. 하지만 후반 들어 수비 집중력이 흔들리며 2골을 헌납했다. FA컵 정상을 도전했던 부산의 도전이 막을 내렸다. 이때부터 하락세였다. 동기부여를 잃은 선수단은 중심을 잡지 못했다. 6경기 연속 무득점 했고, 상위그룹에서 8경기 동안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11월 인천 원정에서 첫 승을 거둘 때까지 두달 넘는 시간 승전보가 없었다.

최종전에서 울산과 맞대결했다. 최종전을 앞두고 우승을 확정하려고 했던 울산은 분명 버거운 상대였다. 이정호의 실수가 겹치며 하피냐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울산의 승리가 점쳐졌다. 하지만 선수들은 놀라운 투혼을 발휘했다. 상대를 거세게 몰아세웠고 후반 대 역전극을 썼다. 이정호의 헤딩 동점골이 터졌고 교체 투입된 파그너가 상대 골망을 갈랐다. 2-1 승. 종료 휘슬이 울리자 선수들은 부둥켜안고 함께 즐거워했다. 윤 감독은 “상대가 남의 집 안방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게 내버려둘 순 없었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선수들은 유종의 미로 팬들에게 승리를 안겼다. 최후의 승자는 진정 부산이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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