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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내 직 걸고 투쟁”… 與 ‘반쪽 예결위’ 공전

입력 | 2013-11-30 03:00:00

첫 준예산 편성 사태 현실화 우려




정기국회의 ‘하이라이트’인 예산안 심사가 본궤도에 오르자마자 다시 멈췄다.

새누리당의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단독 처리에 반발해 의사일정 중단을 선언했던 민주당은 29일 의원총회를 열고 향후 전면적인 의사일정 보이콧을 사실상 결의했다.

김한길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의총에서 마무리발언을 통해 “강창희 국회의장의 사과나 재발방지 약속 같은 것이 (국회) 복귀의 조건이 아니다”라며 “내 직을 걸고 투쟁을 이끌겠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고 장기적 강경투쟁을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일부에서는 더 강경하게 가자고 하고 일부에서는 국회 문을 닫는 것은 안 된다고 하는데, 국회를 닫는 건 안 된다는 의견이 더 많다는 걸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건은 아니다. 타이밍은 지금이다. 쉽게 (국회로) 들어갈 거라고 생각하지 말아 달라”고 밝혔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김 대표는 의총에 이어 전병헌 원내대표,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 등과 전략회의를 열고 이 같은 뜻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이 민주당의 4인 협의체 구성을 거부하고 황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단독 처리한 데다 황우여 대표가 문제를 풀 노력은 하지 않고 한일의원연맹 총회를 이유로 이날 오전 일본으로 떠나버린 것도 김 대표의 심기를 건드렸다고 한 당직자는 전했다.

민주당은 청와대나 새누리당이 정국 정상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담은 대책을 제시하지 않는 한 의사일정 복귀를 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한 고위 당직자는 “4인 협의체도 이제 물 건너갔다”며 양특(특위·특검)을 받지 않는 한 복귀는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민주당은 다음 달 2일 강 의장에 대한 사퇴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29일 종합정책질의를 하기로 돼 있던 예결위 전체회의도 민주당이 불참하면서 공전했다. 가뜩이나 늦게 착수한 예산안 심사가 출발부터 삐걱대며 헌정 사상 초유의 준예산 편성 사태가 현실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과 일부 비교섭단체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예결위는 의사진행발언만 반복하다 끝났다. 예결위는 이날부터 7일 동안 정부를 상대로 종합정책질의를 하고 다음 달 9일부터 예산안 조정 소위를 가동할 예정이었다.

이로써 다음 달 16일로 기한이 잡힌 예결위의 예산안 의결은 사실상 무산됐다는 전망이 나온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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