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철. 스포츠동아DB
“뛸 수 있는 팀 알아보겠다” 삼성구단에 방출 요청
삼성도 당초 방침 바꿔 ‘쿨하게’ 보류선수명단 제외
“아직은 은퇴할 나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뛸 수 있는 구단을 찾아보겠다.”
신명철(35)이 2014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삼성에서 나왔다. 구단에 요청한 끝에 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됐다. 한마디로 ‘자진방출’을 선택한 셈이다.
삼성은 당초 신명철을 보류선수 명단에 묶을 계획이었다. 실제로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보류선수명단 제출 마감시한인 25일 신명철의 이름은 포함돼 있었다. 2014년 재계약 대상자라는 의미였다. 올 시즌 별다른 활약을 하지는 못했지만 트레이드 카드로라도 사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신명철은 KBO의 보류선수명단 공식발표를 하루 앞둔 28일 저녁, 삼성 송삼봉 단장을 찾아가 간곡하게 “자유계약선수로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자유계약선수는 말 그대로 ‘집도 절도 없는 신분’이다. 송 단장은 “다른 팀에 입단하지 못하면 은퇴를 해야 하는데 괜찮느냐”고 물었고, 삼성에서 설 자리가 마땅치 않다는 판단을 한 신명철은 “뛸 수 있는 팀을 알아보겠다. 불러주는 팀이 없으면 은퇴를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결국 삼성 송 단장은 김인 사장에게 이를 보고했고, 신명철의 야구인생을 생각해 요구를 들어주는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는 부랴부랴 KBO에 연락을 취했다. 29일 KBO에서 발표한 보류선수 명단에서 신명철의 이름이 빠진 이유다.
KBO 정금조 기획운영부장은 “구단의 보류선수명단 제출 마감시한이 지났지만, KBO가 공식발표를 하기 전까지는 변경도 가능하다. 많지는 않지만 1년에 한두 명은 이런 사례가 있는데, 올해는 신명철이 이런 케이스다. 28일 저녁에 삼성에서 연락이 와 신명철을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수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명철은 연세대 졸업 후 2001년 롯데에 입단한 뒤 2007년 11월 좌완투수 강영식과 맞트레이드돼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삼성으로 이적한 뒤 2009년 ‘20홈런-20도루’를 달성하며 기량이 만개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입지가 좁아졌고, 올해는 1군에서 37경기만 뛰는 데 그쳤다. 6월 2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 부름을 받지 못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