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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인종차별 논란 휩싸여…흑인에 ‘갓 구워낸’ 비하 표현 사용

입력 | 2013-12-01 14:05:00


무한도전이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흑인에게 사용한 '갓 구워낸'이라는 표현이 문제가 됐다. MBC '무한도전' 방송 캡쳐



무한도전 인종차별 흑인 비하 논란

MBC 간판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흑인을 비하했다는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무한도전은 지난달 30일 레게페스티벌에 참석하려는 멤버들의 레게 위크를 방송했다. 이날 무한도전 방송 도중 아프리카 흑인을 표현함에 있어 "갓 구워낸 홍철을 보는 느낌"이라고 설명한 자막이 구설에 올랐다.

이날 방송 후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논쟁이 오갔다. '갓 구워낸'이라는 표현은 영어로 직역할 경우 'grilled'가 된다. 몇몇 누리꾼들은 "미국 같은 해외에서 흑인에게 'you are grilled, You look like a grilled'라고 했다가는 총맞기 십상"이라며 "명백하게 흑인을 비하하는 인종차별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흑인을 가리켜 '구워낸 피부색'이라고 표현한 것은 검은색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한 것인 만큼 인종차별이라는 것. '지구 반대편에서 만난 홍철', '자메이카의 홍철' 등으로 표현했어야한다는 지적이다.

반면 또다른 누리꾼들은 'grilled보다는 made의 표현으로 봐야한다. 방송 맥락상 막 만들어진, 따끈따끈한 초창기의 노홍철을 표현한 것' 혹은 '아프리카 사람인데도 노홍철과 비슷하다고 쓰인 것', '구워진은 grilled가 맞지만, 만약 번역할 경우 당연히 tanned가 되지 않겠나'라며 맞서고 있다.

다만 양측 누리꾼들 모두 '무한도전이 의도적으로 사용한 것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오해의 여지가 있는 만큼 사용에 주의했어야한다'라는 입장은 일치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한국 사회의 인종차별, 특히 흑인에 대한 비하발언은 주의가 필요하다는 평가가 많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간판 타자 김태균은 2013시즌 도중 "롯데 투수 유먼은 얼굴이 까맣다보니 공을 던질 때 하얀 이빨과 공이 헷갈린다"라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가 도마에 올라 공식 사과를 전하기도 했다. '김태균 유먼 발언'은 국가인권위원회에까지 진정된 끝에 인권위에서 "김태균 선수의 사과로 마무리되긴 했지만, 인종차별에 해당하는 발언인 만큼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인권침해 예방에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라고 공식적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김영록 동아닷컴 기자 bread425@donga.com
사진=MBC '무한도전' 방송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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