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을지로2가 SK텔레콤 T타워에서 인기 사내 방송 프로그램인 ‘퀴즈쇼! 비전을 잡아라’ 녹화 행사가 있었다. 방송인 김생민 씨(가운데)가 진행한 이 프로그램에는 각 지역본부 소속 직원 40명이 참여했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방송인 김생민 씨의 질문이 끝나자마자 퀴즈대회 참가자들은 하얀 칠판 위에 답으로 ‘100’이라는 숫자를 자신 있게 썼다.
그러자 사회자는 “이게 끝이 아닙니다”라며 질문을 이어갔다. “그 100에 컴퓨터 자판에서 숫자 7과 함께 있는 특수기호를 붙이고, 또 SK텔레콤 T타워가 있는 서울 중구 을지로의 우편번호 앞 3자리를 합친 단어는 무엇일까요?”
지난달 29일 SK텔레콤 T타워에서는 SK그룹의 사내 방송인 GBS의 연말 특집 프로그램 ‘퀴즈쇼! 비전을 잡아라’의 공개 녹화 행사가 열렸다. 주간 우승자 및 지역본부 예선을 통과한 선수 40명은 고교생 대상 퀴즈 프로그램인 ‘도전 골든벨’ 출연자처럼 하얀 칠판과 방석을 든 채 상금 300만 원을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이들을 응원하는 동료 100여 명도 자리를 함께했다.
잠시 후 긴장감이 넘치는 배경음악과 함께 사회자가 “정답은 ‘100&100’입니다. 여러분 익숙한 단어죠?”라고 말하자 상당수가 머리를 긁적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카메라가 한 탈락자를 클로즈업하자 그는 “본부장님, 그리고 부장님. 죄송합니다!”라고 크게 외쳐 참석자들이 한바탕 크게 웃었다. ‘100&100’은 ‘2020년까지 매출 100조 원, 세계 100대 기업에 진입하자’라는 SK텔레콤의 기업 목표를 함축한 단어이기도 했다.
4000여 명에 이르는 직원들이 본사와 5개 지역본부에 흩어져 있는 SK텔레콤은 의사소통의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고 조직의 응집력을 높이기 위해 사내 방송인 GBS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올해 최고의 인기 프로그램은 매주 수요일 오전 9시, 오후 1시에 방영되는 이 퀴즈쇼다. 입사 15년차 이내의 매니저급이면 누구나 참여해 자신의 끼와 재능을 선보일 수 있다. 자신이 속한 부서의 최신 소식을 동료들에게 알리는 기회로 활용하기도 한다.
연말 결승전인 이날 공개 방송에서는 프로골퍼 최경주 선수가 벙커샷과 관련된 질문을 영상으로 출제했고, 하성민 SK텔레콤 사장도 영상을 통해 올해 경영 화두였던 ‘행복경영’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