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시위대 충돌로 최소 2명 숨져… 외신들 “2010년이후 혼란 최고조”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는 수텝 트악수반 전 부총리는 1일을 잉락 총리의 퇴진을 위한 ‘디데이’로 명명했다. 그는 태국 최대 야당인 민주당 소속으로 반정부 시위에 전념하기 위해 최근 의원직까지 사퇴했다. 반정부 시위대는 지난달 29일 육군본부를 일시 점거한 이후 총리공관, 국립경찰본부, 방콕 시경, 교육부, 두싯 동물원, 내무부, 외교부 등 방콕의 주요 정부 청사 10곳을 점거하기 위한 ‘최후의 돌격전’을 벌이고 있다. 시위대 일부는 주요 방송사에 진입해 프로그램 방영에 관여하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반정부 시위대는 태국 국민의 존경을 받고 있는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의 생일인 5일까지 대규모 시위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국왕의 생일이 항상 조용하고 경건한 분위기에서 치러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야권의 항전 의지가 치솟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양측의 충돌로 국제전화 운영회사인 CAT에 대한 전력 공급이 중단돼 한때 방콕 시내 전화와 인터넷 사용도 중단됐다. 이 때문에 사용자들의 항의가 빗발치는 등 반정부 시위로 인한 사회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게다가 방콕 이외의 지역에서 지지를 받고 있는 잉락 총리의 지지 세력이 방콕으로 집결할 경우 더욱 심각한 폭력 사태가 벌어질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태가 악화되자 이날 방콕포스트는 잉락 총리와 집권 푸어타이당이 의회 해산 및 조기 총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잉락 총리는 그간 반정부 시위대의 퇴진 요구에 대해 “사퇴도, 조기 총선도 없다”는 방침을 고수해 왔으나 유혈 사태가 장기화하자 조기 총선 카드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기 총선이 실시되면 양측의 충돌이 일단 진정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2006년 이후 방콕을 중심으로 한 도심 지역, 고소득층, 군부, 관료 등을 중심으로 한 탁신 반대 진영과 농촌 지역 및 저소득층의 지지를 업고 있는 탁신 진영 간 갈등의 골이 깊어 사태가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