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선수들이 1일 우승을 확정한 뒤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울산|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광란의 버스파티…축하연은 조촐하게
1일 정규리그 정상에 오르며 FA컵 우승과 함께 더블을 작성한 포항 스틸러스. 선수들의 감동은 쉬이 사그라지지 않았다. 우승 이후 선수들의 ‘만 하루’ 동안의 뒤풀이를 알아본다.
● 떠들썩했던 선수단 버스
● 조촐했던 축하연 왜?
선수들은 포항에 도착해 모기업 포스코가 마련한 축하연에 참석했다. 건배를 하며 여독을 풀었다. 포항구단 장성환 사장은 “시즌 초 트레블(3관왕)을 자신했다. 올 시즌 2개를 차지하며 2/3를 달성했다. 내년 시즌을 기대해 달라”고 소감을 전했다. 황선홍 감독은 “아직도 우승 실감이 나지 않는다. 며칠이 더 지나봐야 알 것 같다”고 웃었다. 선수들은 이날 축하연 및 기자간담회를 끝내고 한달여의 휴식에 들어갔다. 내년 1월 재소집될 예정이다. 대다수 선수들은 3일 K리그 시상식에 참석해 동료들과 못다 한 회포를 푼다. 여느 때보다 따스한 겨울을 맞게 됐다.
● 베테랑 형들의 저력
많은 스포트라이트는 이명주, 고무열, 김승대 등 어린 선수들에게 향했다. 이들은 시즌을 거치며 팀의 대들보로 성장했다. 그러나 1일 열린 90분 결승전의 긴박한 흐름은 ‘베테랑’들이 좌우했다. 박성호, 김태수 등은 후반 15분여를 남기고 울산 선수들과 뒤엉켰을 때 어린 선수들을 진정시켰다. 경기력도 훌륭했다. 박성호는 김원일의 결승골을 직접 도왔고, 김태수는 공이 골라인을 벗어나기 직전 감각적인 오버헤드킥으로 박성호에게 공을 연결했다. 김광석은 “베테랑 형들이 나섰다. 빠르게 분위기를 가라앉히며 수습해줬다”고 공을 돌렸다. 충분히 돋보일 만한 관록이었다. 전반 상대 수비를 휘저었던 노병준은 유니폼 상의와 축구화까지 팬들에게 선물했다. 팬티만 입은 근육질 몸매는 보너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