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재 6단 ● 김지석 9단본선 16강전 6보(109∼126)
전보에서 상변을 두던 김지석 9단의 손길이 한동안 멈춰선 채 움직일 줄 모른다. 그러고는 결단이 선 듯 그곳에서 손을 빼고 하변 109로 끼운다. 순간 김승재 6단은 뭔가 잘못됐음을 직감한다. 참고 1도처럼 백 1, 3으로 두면 흑 4로 끊겨 백 대마가 사는 수가 잘 보이지 않는다. ‘가’가 선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김승재도 이 그림을 머릿속에 그려보고는 고민에 빠졌다. 그러다 110으로 찌르고 112로 응수를 물어보는 좋은 수순을 찾아냈다. 이제는 아까와는 사정이 달라졌다. 참고 2도에서 보듯 백 6이 선수가 돼 백 10까지 살아갈 수 있게 된 것. 흑 7을 두지 않으면 백이 젖혀 패가 되는데 흑 대마의 사활도 걸려 있어 흑이 버틸 수 없다. 바로 112로 응수타진을 한 효과다.
하지만 115로 끊는 맥점이 가능해졌다. 116이 선수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119까지 흑이 기분을 내는 상황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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