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락 총리-시위 주동자 담판 결렬… 외신 “시위 사망자 4명으로 늘어”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는 2일 국민에게 권력을 되돌려주고 퇴진하라는 반정부 시위대의 요구를 거절해 반정부 시위대와의 충돌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잉락 총리는 이날 TV로 전국에 방송된 기자회견을 통해 반정부 시위대의 요구는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퇴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1일 잉락 총리와 수텝 트악수반 전 부총리가 1일 전격 회동했지만 두 사람은 타협점을 찾지 못했으며 수텝 전 부총리는 잉락 총리에게 이틀 안에 퇴진하라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했다. 수텝 전 부총리는 1일 TV 연설에서 “잉락 총리에게 ‘국민에게 권력을 넘겨주는 것’이 이번 사태의 유일한 해결책이며 이틀 안에 권력 이양이 이뤄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수텝 전 부총리의 발언은 의회 해산 및 조기 총선에 만족하지 않고 반드시 잉락 총리의 퇴진을 이끌어 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수텝 전 부총리는 공무원들에게도 파업 돌입 및 시위 동참을 촉구했다. 그는 “내일부터 ‘국가 휴일’을 선언한다”며 “모든 상황이 정상적으로 돌아올 때까지 전 공무원이 업무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태국 군경과 반정부 시위대가 본격 충돌한 지난달 30일 이후 양측의 사망자가 최소 4명으로 늘었다고 BBC와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군경과 시위대는 2일에도 최루탄 및 투석전 공방을 벌였다. 사태가 악화되자 시위 지역 인근의 6개 대학 및 32개 초중고교가 임시 휴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5일 86세가 되는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의 생일을 계기로 전환점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그는 ‘태국의 살아있는 부처’로 추앙받고 있으며 군부 쿠데타 등 정국의 고비 때마다 탁월한 중재자 역할을 해 왔다. 아직까지는 그가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유혈 사태가 격화되면 사태를 끝내기 위해서라도 국왕이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