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공헌도로 계산하는 프로야구 ‘승리 지분’ 살펴보니
이 의문에 대한 답은 미국의 야구 통계학자 빌 제임스(64)가 쥐고 있다. 제임스는 빅 데이터 분석 등 과학적인 기법으로 야구 기록을 연구하는 ‘세이버메트릭스’ 분야의 선구자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는 2002년 야구 기록을 토대로 각 선수가 팀 승리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한 ‘승리 지분(Win Shares)’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책이 나온 이듬해 메이저리그 보스턴은 그를 특별 고문으로 채용했고, 2004년 보스턴은 86년 만에 ‘밤비노의 저주’를 깨고 월드시리즈 챔피언이 됐다.
○ 능력이 아닌 실적 평가
○ 박병호는 8.6승 선수
올해 프로야구에서 가장 많은 승리 지분을 받은 선수는 역시 박병호(8.6승·넥센 72승 2무 54패)다. 세든(6.1승)은 투수 중에서 가장 승리 지분이 많았지만 박병호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평균자책점(4.71)이 높았던 배영수는 2.5승밖에 되지 않았다.
박병호 다음은 팀 동료 강정호(26)였다. 수비하기가 까다로운 유격수로 1072이닝(유격수 부문 1위)을 뛰면서도 홈런 5위(22개)에 오른 강정호는 7.7승을 인정받았다. 다음은 7.6승의 LG 외야수 박용택(34). 타격 성적만 놓고 볼 때는 박용택보다 뛰어난 외야수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LG 안방이 잠실구장인 영향을 감안한 결과다. 신인 선수 중에서는 최우수신인선수로 뽑힌 NC 이재학(23)이 가장 많은 승리 지분(4.2승)을 챙겼다. 다음은 3.7승의 같은 팀 나성범(24)이었다. 이들과 함께 신인왕 후보였던 두산 유희관(27)은 2.2승을 얻는 데 그쳤다. 올해 두산은 수비보다 공격이 좋은 팀이었던 데다 잠실이 투수에게 유리한 구장이기 때문이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