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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에서]콜록콜록… 엣취… 요즘 객석은 온통 기침교향곡

입력 | 2013-12-03 03:00:00

공연 안내원에게 기침 방지 사탕 달라고 하세요




“콜록콜록” “켁켁” “엣취”….

요즘 클래식 연주회의 대표적인 ‘방해꾼’은 기침 소리다. 환절기와 겨울철에는 특히 기침 소리가 더욱 거세진다. 지난달 11, 12일 베를린필 내한 공연, 19일 메조소프라노 막달레나 코제나 리사이틀, 20일 피아니스트 랑랑 연주회 때도 예외는 아니었다.

연주회 도중에 관객들은 기침을 참으며 연주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다보니 악장과 악장 사이, 또는 연주가 잠깐 멈췄을 때 여러 관객이 동시에 목을 가다듬거나 헛기침 소리를 내는 바람에 집단적인 소음이 발생한다.

여기저기서 기침 소리가 끊이지 않다보면 관객과 무대 위의 연주자가 서로 민망하게 웃는 장면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지휘자는 기침 소리가 잦아들기를 기다렸다가 연주를 시작하기도 한다. 한 젊은 바이올리니스트는 “연주 도중에 기침 소리가 계속 들려오면 집중이 잘 되지 않아 애를 먹는다”고 말했다.

한국 관객들이 유난스러운 것일까. 유럽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피아니스트 김선욱은 “유럽에는 노년층 관객이 워낙 많다보니 기침은 그쪽 관객이 더 심하다”고 했다.

지휘자 마이클 틸슨 토머스는 지난달 말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연주회에서 관객의 기침 소리가 이어지자 말러 교향곡 9번을 지휘하는 도중에 연주를 멈췄다. 그리고 무대 밖으로 나가 양손 가득히 기침 방지 사탕을 들고 들어와 관객에게 나눠준 뒤 다시 연주를 시작했다. 관객들은 웃고 박수치며 환호했다.

예술의전당은 올 초부터 관객을 위해 사탕을 비치해놓고 있다. 사탕이 건조한 목 상태를 완화시켜 기침 발생을 예방하고 습관적인 기침을 줄이는 데 일정 정도 효과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공연장 담당 직원에게 요청하면 사탕을 받을 수 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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