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묘비 제작상황 등 둘러봐… 5년10개월만에 10일 국회 방문

2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총리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지역구를 이어받은 이완구 의원(부여-청양)과 함께 서울 청구동 자택에서 자신의 카니발 승합차편으로 출발해 이날 오후 1시경 부여에 도착했다.
김 전 총리는 가족 납골묘를 제작하고 있는 보령의 석재상을 찾아 자신의 묘비 제작 상황을 점검했다. 김 전 총리는 ‘화장(火葬)을 하겠다’는 뜻을 주변에 밝힌 상태다. 묘비문은 김 전 총재가 직접 썼으며 행서체(行書體)의 대가인 청암 고광 선생의 필체로 제작 중이다.
김 전 총리는 새누리당 성완종 의원을 비롯해 지역 관계자 10여 명과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현 정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성 의원에 따르면 김 전 총리는 “대선이 끝나면 야당 입장에서는 다툼의 여지가 있었지만 야당이 이렇게 심하게 한 적은 없었다”며 “정부 초기에는 국민이 대통령에 대해 희망을 갖게 되는데 야당이 이러면 국민은 실망하고 화가 난다. 국민을 실망시키는 정치는 필요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미국 트루먼 대통령 집무실을 찾았을 때 야당 후보와 찍은 사진을 걸어뒀더라. 승복의 정신에 감사함을 잊지 않기 위해서라고 하더라”며 “아직은 국민이 인내하고 있지만 화가 나면 호랑이로 변해 물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김 전 총리는 10일 국회에서 열리는 운정회(雲庭會) 발기인 총회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운정회는 김 전 총리의 호를 딴 모임으로 이한동 전 국무총리가 회장을 맡았다. 김 전 총리의 국회 방문은 2008년 2월 국회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참석 후 5년 10개월 만이다. 이날 김 전 총리의 휠체어는 이완구 의원이 끌기로 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