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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방공구역 확대’ 발표시점 저울질

입력 | 2013-12-03 03:00:00

정부, 국제법상 문제 없다 결론… 美-日 대응 고려, 당정협의는 연기




한국의 방공식별구역(KADIZ) 확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3일로 예정됐던 당정협의가 돌연 연기됐다. 2일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가 연기를 요청했고 새누리당은 이를 수용했다. 이번 결정은 정부가 격앙된 여론을 의식해 강경 기조는 잡았지만 미국 일본보다 앞서 나가는 것처럼 비치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2일부터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한중일 3국 순방을 시작해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상태에서 한국 단독으로 조치를 내놓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정부 당국자는 2일 “KADIZ 확대 방침이 확정된 것인 양 보도되고 있으나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고 물리적으로도 준비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정협의는 주 후반 또는 내주로 밀릴 가능성도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해외 출장을 취소하고 대기 상태에 들어갔다. 이는 방공식별구역 사태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정부는 KADIZ가 중국, 일본과 중첩되더라도 국제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내용의 검토 작업을 끝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관련국에 알리는 방법 등 구체적 사안들은 확정하지 못했다.

외교부는 “KADIZ는 우리가 일방적으로 선언할 수 있기 때문에 관련국과 협의할 필요는 없지만 통보의 형식을 어떻게 할지, 언제 할지 검토 중인 상태”라고 말했다. 정부 내부에서는 “중국이 지난달 23일 자국 ADIZ 발표 30분 전에 한국에 통보한 것을 똑같이 갚아줘야 한다”는 강경론이 있지만 “국익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대처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2일 브리핑에서 “중국은 (한국의 방공식별구역과) 관련한 보도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우선은 한국과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며 “유관 국가가 방공식별구역을 확대하는 방법은 마땅히 국제법과 국제관례에 부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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