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제주지사 지지발언’ 관련 민주당-시민단체 “선거 거래” 반발한 前시장 “내면적 거래는 지어낸 말”
재경 고교동문회 모임에서 우근민 제주지사 지지를 유도하는 발언이 드러난 후 곧바로 직위 해제된 한동주 전 서귀포시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후폭풍이 거세다.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는 한 전 시장을 불러 사실관계를 조사한 후 3일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민주당의 고발장, 선관위 측 자료 등을 검토해 소환조사 일정 등을 세울 계획이다. 공직선거법상의 매수 및 이해유도, 사전선거운동, 공무원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 혐의 등을 집중 수사한다.
한 전 시장은 동문회 모임에서 발언한 ‘내면적 거래’에 대해 “모임 참석 직전에 ‘10개월짜리 힘없는 시장’이라는 비아냥거리는 말이 들려서 순간적으로 ‘힘 있는 시장’을 강조하려고 지어낸 말”이라고 밝혔다. 한 전 시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선거 개입에 대한 의혹은 커지고 있다. 당시 모임에서“서귀포고 출신 공직자들이 모든 인사에 밀려 있다. 제가 더해야 제자리로 끌어올릴 수 있고 서귀포 시내에서 사업하는 분들 계약 하나 더 줄 수 있다”는 발언도 ‘공무원 줄 세우기 전형’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민주당 제주도당은 “이번 사건은 현직 지사와 임명직 시장이 선거를 매개로 거래가 있었음을 스스로 밝혔다”고 주장했다. 공무원노조와 시민단체 등은 공무원 선거개입과 줄 세우기, 밀약 관행의 전형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제주도는 후임 서귀포시장 임명을 위해 3일 공개모집 공고를 했다. 공무원을 비롯해 민간인도 응모할 수 있다. 17일까지 원서 접수가 이뤄지며 인사위원회 심사 및 추천을 거쳐 24일 임명할 예정이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