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고무열은 2년 전 신인왕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을 K리그 영플레이어상 수상으로 확실하게 씻어냈다. 수상 직후 소감을 전하는 모습. 김민성 기자 marin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2013 K리그 대상’ 시상식
113표 중 71표로 윤일록 따돌려
8골 5도움 포항 2관왕 이끈 공로
“리그서 잘하면 대표팀 기회 올 것”
고무열(23·포항 스틸러스)이 2년 전 좌절을 오늘의 환희로 바꿨다.
고무열은 3일 열린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고무열은 프로 입단 첫 해였던 2011년, 신인왕 문턱에서 미끄러졌다. 당시 ‘제2의 황선홍’이란 별명을 얻으며 10골3도움의 준수한 활약을 보였고,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그러나 전북 이승기(당시 광주)에게 아깝게 밀렸다. 시상식 당일까지도 큰 기대를 갖고 있었기에 허탈함은 더 컸다.
원래 신인왕은 선수 인생에 딱 한 번 받을 수 있는 상이다. 하지만 프로연맹은 올해부터 신인왕을 폐지하고 대신 영플레이어상을 만들었다. 2년 전 신인왕을 아깝게 놓쳤던 고무열은 올 시즌 8골5도움으로 팀의 2관왕(정규리그+FA컵)을 이끌었고, 영플레이어상의 초대 수상자가 되는 영광을 안았다.
실패가 고무열을 성장시켰다. 그는 작년에는 또래들이 출전한 런던올림픽 최종명단에 들지 못했다. 고무열은 “(신인왕 실패와 올림픽팀 탈락이) 분명 큰 자극이 됐다. 리그에서 인정받아야 다시 대표팀에 불려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에 리그에서 최선을 다했다. 대표팀이라는 문은 리그에서 잘 했을 때 열리는 것이다. 늘 좋은 모습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다부진 소감을 밝혔다.
이날 시상식 후 공식 기자회견 때 고무열은 최우수선수(MVP) 김신욱, 감독상을 받은 포항 황선홍 감독과 나란히 앉았다. 황 감독은 한국 국가대표 공격수의 계보를 이었던 전설적 인물이고, 김신욱은 현재 리그에서 가장 정상권에 속해 있는 공격수다. 김신욱이 고무열의 가까운 미래라면 황 감독은 먼 미래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