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민주 국회정상화 극적 타결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발생한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 수사에 대한 특별검사제 도입과 관련해 여야는 3일 “추후에 계속 논의한다”며 비껴가는 방식으로 합의안을 도출해냈다. 반면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정치적 중립성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특별위원회(국정원개혁특위)를 설치함으로써 정치·선거 개입 사건 재발 방지에 뜻을 같이했다.
여야가 합의한 국정원개혁특위는 내용과 형식에서 사실상 새누리당이 민주당의 제안을 거의 다 수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정원 개혁 방안은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논의하면 된다는 입장에서 물러선 것이다. 국정원개혁특위의 위원장 자리도 새누리당이 아닌 민주당 몫이 됐다.
또한 국정원개혁특위는 국가기관이 선거에 개입할 여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민주당은 설명했다.
국정원 직원의 정부기관 출입을 통한 부당한 정보활동의 통제 및 정당과 민간에 대한 부당한 정보수집행위 금지에 대해서도 민주당 측은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국정원은 그간 ‘국내정보관(IO)’이라는 직함으로 관공서, 언론사, 기업 등을 출입하며 각종 정보를 수집해 왔다. 국정원 예산에 대한 통제권도 강화했다. 그동안 총액으로만 예산을 볼 수 있었던 국정원 예산을 국회 정보위 소속 의원들이 일일이 들여다보고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민주당이 눈엣가시처럼 여겼던 국회 정보위원회의 운영 방식을 바꿀 방안도 마련했다. 민주당은 6월 국정원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발췌본을 새누리당 소속 정보위원장과 위원에게 열람시킨 이후 남재준 원장 사퇴를 요구했다. 이번 합의로 비밀누설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도록 함으로써 회의록 내용 공개 같은 행위에 제약을 두도록 했다.
한편 합의를 이끌어낸 데에는 새누리당 김재원 전략기획본부장과 민주당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이 큰 역할을 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두 의원은 4자회담이 시작되기 전에는 물밑 협상을 통해 회담을 성사시켰고, 1차, 2차 회담이 연달아 성과 없이 끝난 뒤에도 계속적으로 협상을 해 합의문 작성까지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동용 mindy@donga.com·황승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