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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수사권 폐지될라” 국정원 당혹

입력 | 2013-12-04 03:00:00

서상기 정보위원장도 합의안 반발




여야가 3일 국가정보원 개혁 특위를 국회에 설치하고 관련법을 처리할 수 있는 입법권까지 부여하기로 하자 국정원이 크게 긴장하는 분위기다. 국정원 개혁이 사실상 야당의 손에 좌우될 운명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이 특위 위원장까지 맡게 돼 야당이 원하는 방향으로 국정원 개혁이 추진될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당은 그동안 새누리당 서상기 위원장이 버티는 정보위원회에서는 자신들의 구상대로 개혁안을 처리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협상 과정에서 끈질기게 위원장 자리를 요구해 관철시켰다.

국정원이 거부해 왔던 대공수사권 폐지를 민주당이 강력하게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가장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남재준 국정원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제3국을 경유한 간첩 침투가 많아 대공수사권을 검찰이나 경찰로 이관하는 것은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한 국정원 관계자는 “국가안보 사수라는 국정원 고유의 기능이 훼손되지 않아야 하는데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새누리당이 “대공수사권을 폐지하면 제2의 이석기가 나올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어 야당의 구상이 법안처리 과정에 그대로 반영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법안처리 과정에서 여당의 발목을 잡았던 국회선진화법을 이번에는 여당이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국정원 개혁안을 정보위 소위원회에서 심의해 처리하자고 주장해 온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도 여야 합의안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한-그리스 정상 만찬 후 여야의 합의 내용을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여야의 국회 정상화 합의를 존중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회 정상화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민생 관련 중점 법안이 연내에 처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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