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임재철, 옆집 가선 잘 풀릴까
그러나 자유계약선수(FA) 영입에서는 아직까지 결과가 신통치 않다. LG는 2006시즌이 끝나고 FA가 된 두산 선발 박명환(36)을 4년간 총액 40억 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데려왔다. 두산의 전신인 OB에서 1996년 데뷔한 박명환은 LG에서 10승 이상을 책임질 안정적인 선발감으로 기대를 모았다.
박명환은 LG 유니폼을 입은 2007년 첫해 7승 7패 평균자책점 3.19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그 후 3년 동안 그는 ‘먹튀’로 불렸다. 2008∼2010시즌 그가 거둔 승수는 단 4승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2010시즌에 거둔 것으로 2008∼2009시즌에는 아예 승리가 없었다. 2010년 5억 원을 받았던 박명환은 이듬해 5000만 원으로 연봉이 90%나 삭감되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결국 2012시즌이 끝나고 방출된 그는 2013년 10월 신고선수로 NC에 입단했다.
김선우와 계약하기 열흘 전에는 올해 플레이오프(PO)에서 LG에 치명타를 안겼던 임재철(37)을 2차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지명했다. 임재철은 PO 3차전에서 5-4로 앞선 9회초 1사 2루에서 정성훈의 안타 때 홈으로 쇄도하는 이대형을 횡사시켜 LG에 패배를 안겼다.
LG는 두 선수 모두 나이가 많긴 하지만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오랜 선발 수업을 쌓은 김선우는 몸 상태만 괜찮다면 백업 선발은 물론이고 불펜으로 활용할 수 있다. 임재철 역시 과거에 비해 타격감이 떨어지긴 했지만 외야 수비가 뛰어난 만큼 결정적인 순간에 우타 대타요원으로 쓸 수 있다. 그는 올해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두산에서 가장 높은 출루율 0.420을 기록했다. 하지만 LG는 두 선수에게 성적 이외의 기대도 하고 있다. 풍부한 경험과 리더십으로 더그아웃의 안정을 이끌어주는 것이다. ‘적’에서 ‘동지’가 된 두 선수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지 벌써부터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