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 216만원 부과법안 4일 표결매춘노조 “성매매 음성화 부추길것”… 유명인사 70여명도 반대성명
佛하원 성매수 처벌법 통과
4일 하원 전체회의 표결로 결정될 이 법안의 골자는 성을 ‘파는 사람’이 아니라 ‘사는 사람’을 처벌하는 것이다. 집권 사회당의 모드 올리비에 의원이 제출한 이 법안에 따르면 성 매수로 걸린 초범자는 1500유로(약 216만 원), 재범자는 최대 3750유로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 법안은 또 성매매 여성이 직업을 바꿀 경우 취업을 알선하고 주택과 재정을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프랑스의 매춘 여성 규모는 2만∼4만 명으로 추산된다. 그중 90%는 해외에서 온 여성이다.
그러나 반대가 만만찮다. 프랑스 매춘 여성 노동조합인 STRASS는 “성매매 여성이 좀 더 음성적으로 활동하고, 건강과 안전 측면에서 위험한 상황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영화배우 카트린 드뇌브 씨, 자크 랑 전 문화장관 등 프랑스 유명인 70여 명은 “국가는 개인의 성생활에서 손을 떼라”며 반대 청원서에 서명했다. 프랑스 언론들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문제를 다루는 청원서”라고 보도했다.
반면 독일에서는 2002년 사민당과 녹색당의 연정 때 성매매를 ‘서비스업’으로 규정해 합법화했다. 독일과 네덜란드에서는 성매매자도 세금을 내며, 사회보장제도의 혜택을 받는다. 스위스에서도 1942년부터 성매매가 합법화됐고, 1992년부터는 남성 매춘부도 합법화됐다. 올해 8월에는 취리히 외곽에 운전자들이 햄버거를 주문하듯 성매매를 할 수 있는 ‘드라이브인 섹스’ 시설이 문을 열었다. 독일은 지금 동유럽 지역에서 온 성매매 여성 약 40만 명으로 인해 각종 범죄와 인신매매가 횡행하는 ‘성매매 천국’이 됐다고 시사주간 슈피겔이 최근 보도했다.
세 번째 유형인 성매매 ‘규제’ 국가에서는 개인의 자발적인 성매매는 허용하지만 매춘업소 운영, 호객 행위, 미성년자 성매매 등을 규제한다.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것이 스웨덴 모델이다.
스웨덴은 1999년부터 성 매수자를 처벌했다. 성매매 여성은 ‘피해자’이며, 성 매수자들은 매춘업소나 범죄조직과 공모한 ‘가해자’로 판단한 것이다. 스웨덴에서 이 법안이 시행된 이후 2500명가량이던 성매매 종사자들이 절반으로 줄었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등 북유럽 국가에 이어 프랑스도 스웨덴 모델을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법안 표결을 앞두고 프랑스의 정계는 분열됐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가운데 여야 정당 모두 개별 의원들에게 판단을 맡겨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인기가 최악인 올랑드 대통령이 격렬한 대중의 분노를 피하려 한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