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張 실각… 핵심측근 2명 11월말 공개처형 확인”北 ‘김정은 충성교육’ 실시… 권력투쟁-내부동요 커진 듯
김정은 연설 중 딴전 피우던 장성택 1월 30일 제4차 북한 노동당 당비서세포대회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연설하는 동안 최영림 내각 총리(왼쪽에서 두 번째)와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오른쪽)은 다른 곳을 쳐다보며 딴전을 피우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국가정보원은 3일 “최근 노동당 행정부 내 장성택의 핵심 측근들에 대한 공개처형 사실이 확인됐으며 장성택도 실각했을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보인다”고 국회 서상기 정보위원장 및 정보위원들에게 보고했다. 국정원은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11월 하순 북한이 당 행정부 내 장성택의 핵심 측근인 이용하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을 공개처형한 이후 장성택 소관 조직과 연계 인물들에 대해서도 후속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장성택은 모든 직책에서 해임됐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덧붙였다. 장성택의 오른팔, 왼팔인 두 명이 공개처형된 이후 장 부위원장이 자취를 감췄다는 것이다. 안보당국 관계자는 “(이용하, 장수길에 대한) 공개처형 사실은 믿을 만한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된 사항”이라며 “숙청 범위는 현재 진행 중인 상황이라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장성택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의 남편이라는 지위를 활용해 2008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뇌중풍 발병 이후 영향력을 급속히 확대해왔다. 2011년 김정은의 권력승계 이후에는 그의 핵심 후견인이자 2인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북한 보위부가 자신의 심복에 대한 비리 혐의를 포착하고 내사에 들어가는 등 일부에서 견제하는 조짐을 보이자 최근 공개 활동을 자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그의 부인인 김경희의 거취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특별히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장성택의 실각이 김정은 지도부 내 핵심권력 간 권력투쟁 과정에서 벌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북한의 내부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경제통’이자 유화파로 알려진 장성택의 숙청 및 이후의 내분으로 대남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커질 경우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도 면밀히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은 lightee@donga.com·권오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