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라호텔 트램핑 패키지 체험
제주 제주시 애월읍의 ‘족은노꼬메오름’ 트레킹 코스를 걷고 있는 제주신라호텔 고객들. 이 호텔의 ‘겨울 트램핑 패키지’는 트레킹과 캠핑을 함께 체험할 수 있도록 짜여져 있다. 제주신라호텔 제공
2일 제주 제주시 애월읍 ‘족은노꼬메오름’ 트레킹을 안내하던 왕호경 제주신라호텔 레저전문직원(GAO·Guest Activity Organizer)이 잠시 멈춰서 작고 빨간 열매를 가리키며 말했다. 왕 GAO는 산초 잎을 손으로 비벼 일행에게 냄새를 맡아 보게 하고, 제주도에 조릿대가 넓게 퍼진 이유와 참나무가 많이 심어진 경위에 대해 설명하는 등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야생식물과 제주 자연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열댓 명 정도의 일행 후미에는 또 다른 GAO가 동행하고 있었다. 왕 GAO는 “사람마다 등반 속도가 달라 안전을 위해 2명 이상의 GAO가 함께 한다”고 말했다.
트램핑, 트레킹과 캠핑을 한번에
제주신라호텔은 캠핑을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왔다. 2010년 11월 호텔업계 최초로 호텔 안에 캠핑장을 만들었고, 2년 후에는 ‘글램핑’(글래머러스+캠핑·고급스러운 캠핑)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호텔의 고급 서비스와 캠핑의 추억을 모두 살릴 수 있는 상품을 선보였다.
트램핑은 이 호텔의 세 번째 캠핑 프로그램이다. 이번엔 고객들에게 호텔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아웃도어 활동을 즐길 기회를 제공하고 숲 속 야영장 식사를 통해 좀 더 캠핑에 가까운 느낌을 주고자 했다. 호텔 측에서 트레킹화와 등산스틱, 배낭 등을 빌려주기 때문에 개인장비를 준비하지 못했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호텔 관계자는 “가족이나 연인과 캠핑을 즐기고자 하는 열망은 있으나 번거로워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며 “트램핑을 통해 다양한 캠핑 프로그램을 선보이면서 편의성에 대한 부분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 트램핑 현장서 호텔요리 음미… 온수풀서 공연 즐기며 休休 ▼
호텔 요리사가 준비한 캠핑 요리 즐기기
소나무 숲 속에 자리잡은 야영장. 트레킹이 끝나면 미리 준비된 테이블에 앉아 캠핑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제주 감귤과 허브를 넣은 따듯한 와인입니다.”
직원은 주전자에 담긴 글루바인(뜨겁게 데워 마시는 와인) 한 잔을 따라줬다. 알코올의 온기가 몸속에 들어오자 추위에 긴장된 근육이 이완되는 느낌이었다.
이제부터가 진짜 식사 시작. 정통 프랑스식 양파 수프가 먼저 나왔다. 이어 하얀 돔 모양의 요리가 커다란 접시에 올려져 나왔다. 단단하게 만든 소금 머랭(달걀 흰자로 거품을 내 오븐에 구운 것)이었다. 호텔 직원은 “이건 먹는 게 아니고 요리가 식지 말라고 보온용으로 오븐에 함께 구운 것”이라며 뚜껑을 열듯이 윗부분을 들어 올렸다. 다시 겹겹이 쌓여 있는 연잎을 하나하나 걷어내자 메인 요리가 등장했다. 단호박 영양밥, 등갈비, 제주산 흑돼지, 수제 소시지, 연어 등이 맛깔 나게 구워져 있었다.
야외에서 미리 준비된 식사를 먹는단 얘기를 듣고 생각했던 ‘식은 음식’은 없었다. 음식 맛은 운동 후의 허기와 소나무 숲의 정경이 절반씩 합쳐져 최상으로 느껴졌다. 명지영 지배인은 “호텔 주방장들이 제주산 고급 식재료로 만든 요리”라며 “맛과 건강, 캠핑 분위기를 모두 고려해 메뉴를 골랐다”고 설명했다.
달밤엔 체조 말고 수영을
제주신라호텔의 ‘문라이트(달빛) 스위밍’은 겨울밤에도 수영을 즐길 수 있도록 온수풀과 자쿠지 시설을 갖췄다. 제주신라호텔 제공
실내외로 이어져 있는 호텔 수영장엔 밤이 돼도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사계절 이용 가능한 온수풀과 노천탕을 연상시키는 뜨끈뜨끈한 자쿠지(물에서 기포가 생기게 만든 욕조) 덕이다. 늦은 밤까지 야외 수영장 한쪽에 마련된 무대에서 펼쳐지는 라이브 음악을 감상하며 난방기기가 설치된 베드에서 편하게 누워 쉴 수 있다.
그래도 따뜻한 느낌이 그립다면 사우나에 들어가면 되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밤하늘에 드리워진 야자수와 달빛 아래서 이국적인 정취를 느끼며 자정까지 ‘문라이트(달빛) 스위밍’을 즐기면 된다.
제주신라호텔의 겨울 트램핑 패키지(2인 기준)는 캠핑 점심이 포함 안 된 A타입과 포함된 B타입으로 나뉜다. 두 타입 모두 기본적으로 본관 스탠더드 객실에 묵으며 트레킹 프로그램(2인)을 즐기는 상품이다. 호텔에서는 야외 수영장과 비치 하우스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패키지에는 다양한 와인을 무제한 제공하는 와인 파티 입장권과 조식권도 포함돼 있다. 가격은 A타입은 1박에 33만 원부터, B타입은 1박에 43만 원부터다(세금, 봉사료 별도).
제주=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 텐트는 대형으로… 영하40도 견디는 침낭 준비 ▼
겨울철 레저용 고급 캠핑용품
콜맨 ‘웨더마스터 와이드 2룸 코쿤’
그렇다면 겨울철 캠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두말할 것 없이 ‘보온’이다. 따뜻하고 즐거운 캠핑을 하려면 텐트부터 액세서리까지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 ‘A style’이 겨울철에 이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고급 캠핑용품을 소개한다.
바람과 이슬 막아주는 텐트
일단은 바람을 충분히 막아줄 수 있는 텐트가 필요하다. 바람을 잘 막아주고, 밖으로 나갈 일도 줄여주는 큰 사이즈라면 더 좋다. 여기에 바닥에 까는 매트리스도 챙긴다면 한기와 습기를 동시에 막을 수 있다.
콜맨 ‘웨더마스터 와이드 2룸 코쿤’은 대표적인 투룸 텐트다. 이 제품은 콜맨이 한국의 사계절 기후와 한국 소비자의 아웃도어 활동에 맞춰 선보인 한국형 텐트다. 사계절 언제나 전천후로 사용이 가능하다. 겨울철 이슬 맺힘 현상을 막아주는 ‘루프 플라이’ 기능도 추가했다.
스노우피크의 ‘토르튜 프로’는 폭 360cm, 길이 580cm에 이르는 텐트다. 별도로 판매하는 이너매트를 함께 사용하면 습기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고, 보온성도 확보할 수 있다.
바람을 완전히 막아주는 침낭
콜맨 ‘파이어 플레이스 2’
콜맨의 침낭 ‘빅게임 슬리핑백’은 영하 20도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이 제품은 베개가 포함되어 있는 일체형 디자인이어서 사용하기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원래는 1인용 크기이지만 제품을 여러 개 연결해 2인용 이상으로 만들어 사용할 수도 있다.
보온성을 높이기 위해 매트와 캠핑용 이불을 결합해 가정용 이불에서 자는 듯한 편안함을 주는 제품도 있다. 스노우피크의 ‘그랜드 오프톤’은 두꺼운 매트와 틈새가 생기지 않는 특수 제작 이불을 연결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어깨 부분에는 ‘다운 튜브’가 달려 있어 어깨 주변의 틈을 통해 찬 공기가 들어오는 것을 막아준다.
소품도 잘 챙기면 금상첨화
다양한 소품은 즐거운 캠핑 분위기를 내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다양한 아웃도어용 테이블이나 의자, 화로 등은 ‘글램핑’을 준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글램핑’은 ‘글래머러스(Glamorous·화려한)’와 ‘캠핑(Camping)’을 합친 말로 필요한 도구들이 모두 갖춰진 곳에서 안락하게 즐기는 캠핑을 뜻한다.
콜맨 ‘파이어 플레이스2’는 바비큐 등을 즐길 수 있는 활용도 높은 화로대다. 이 제품은 스테인리스 재질로 만들어 내구성이 좋고 몸체 부분을 우물 정(井)자로 제작해 연소효율도 좋다.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등의 소재를 이용해 만든 스노우피크의 ‘로우체어’와 탄성이 좋은 대나무 집성재를 사용한 ‘테이크체어’ 등은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도움을 준다.
추운 날씨에 견디기 위해서는 난로도 필요하다. 하지만 난로를 선택할 때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전기난로의 경우 전기를 많이 사용해 정전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많은 캠핑장에서 사용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름난로나 가스난로는 환기를 충분히 하지 않으면 큰 사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