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해외로 눈돌린 현대증권 “공들인 만큼 쏠쏠”

입력 | 2013-12-05 03:00:00


‘토종 주가 분석 모델’ 개발 두 주역 현대증권의 싱가포르 헤지펀드 자산운용사(AQG)에 근무하는 오성원 서민수 펀드매니저(왼쪽부터)는 자체적으로 ‘토종 주가 분석 모델’을 개발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를 통해 투자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대, KAIST대학원 동기인 이들은 정보기술(IT) 업체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토종 모델을 만들었다. 이 모델은 위기와 주가관계 함수 등을 통해 더 정밀한 분석을 할 수 있게 돼 있으며 나라별로 모델이 달라 상황에 맞는 운용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대증권 제공

코스피가 2년 넘게 지지부진한 흐름을 나타내면서 주식거래량도 급감했다. 수익이 악화된 증권사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현대증권은 영국 일본 싱가포르 등으로 눈을 돌려 부동산 투자, 헤지펀드 운용에 나섰다. 자체 개발한 주가분석모델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로 투자 대상을 다각화해야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 해외시장 적극 공략

현대증권은 올해 7월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해 헤지펀드 자산운용사인 AQG를 만들었다. 자체 개발한 ‘토종 주가분석 모델’이 무기로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을 통해 투자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1억 달러(약 1060억 원)로 운용을 시작했다. AQG는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와 펀드 마케팅을 함께 하고 있다.

이 모델 개발은 오성원 서민수 펀드매니저가 주도했다. 두 펀드매니저는 서울대 계산통계학과와 KAIST 금융공학 석사과정을 함께 마친 동기. 학부와 대학원에서 공부한 전공실력을 이번 기회에 발휘한 것이다. 개발에는 1년 넘게 걸렸다. 두 사람은 2001년 정보기술(IT) 업체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오 펀드매니저는 “IT업체에서 프로그래밍을 해 본 경험이 토종 모델을 개발하는 데 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이 토종 모델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3000개 요소를 이용해 주가를 분석한다.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외에도 그냥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아닌 ‘위험대비 EPS 증가율’처럼 자체적으로 만든 요소로 활용한다. 더 정밀하게 분석해 운용 성과를 높이도록 설계한 것이다.

한국 호주 홍콩 일본 등 국가별 상황에 맞춰 각각 다른 모델을 만들었다. 서 펀드매니저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이미 알려진 모델을 사용하지 않고 새 모델을 만들어 낸 것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AQG는 3년 내 운용자산을 10억 달러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 런던, 도쿄 대형 빌딩 인수

현대증권은 지난달 영국 런던 패딩턴 지역에 있는 막스앤드스펜서 본사 빌딩을 매입했다. 막스앤드스펜서가 임대해 사용하는 12층 건물로, 매입가격은 2억 파운드(약 3480억 원)에 이른다.

이에 앞서 올해 9월에는 일본 최대 유통업체인 이온그룹의 도쿄 쇼핑몰인 이온 니시카사이점도 인수했다. 쇼핑몰의 인수가격은 83억1000만 엔(약 855억9300만 원)이다. 현대증권은 473억 원은 자체 조달하고 나머지 금액은 일본 현지 은행에서 빌렸다. 6층 규모에 연면적 4만2362m²(약 1만2814평)의 이 쇼핑몰에는 대형마트를 비롯해 의류업체, 서점, 음식점, 게임장 등이 입점해 있다. 연간 임대료는 60억 원가량으로 알려졌다.

양헌모 현대증권 차장은 “환(換)위험회피 비용 등을 제외하면 임대료를 통한 수익률은 연간 기준으로 8∼10% 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증권은 일본 영국에서 부동산을 추가로 매입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안정적으로 임대수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해외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는 전략이다.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은 “현재 1% 이하인 해외수익 비중을 2015년까지 5%로 올리고 2020년에는 10%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