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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장성택 실각 후폭풍]張, 모든 ‘계급장’ 떼인채 신변 보장받을듯

입력 | 2013-12-05 03:00:00

장성택 어디에 있나




정부 당국은 김정은이 지난달 29일 평양을 떠나 양강도로 갔으며 그에 앞서 장성택의 측근인 이용하 행정부 제1부부장과 장수길 행정부 부부장을 공개 처형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 김정은 평양 떠나 양강도에 머물러

4일 군 및 안보당국에 따르면 김정은이 지방 현지지도차 평양을 잠시 떠난 사이 이들에 대한 처형이 이뤄졌으며 그 시기는 11월 21일에서 26일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김정은은 11월 하순에 지방 현지지도를 나갔으며 그 시기에 이용하 장수길에 대한 처형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김정은은 11월 29일부터 줄곧 양강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정은이 평양을 비운 사이 장성택의 핵심 측근들에 대한 처형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만큼 김정은이 장성택 그룹에 대한 숙청을 지시하고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 등 군부 강경파들이 이를 주도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장성택의 측근을 처형하고 난 뒤에도 김정은이 계속 양강도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정권 유지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외교안보 핵심 관계자는 “김정은이 양강도에 계속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은 장성택 실각 이후의 체제 안정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장성택의 실각이 사실이라면 김정은이 권력 공고화를 위해 스스로 결심한 것이라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안보 당국, ‘실각’ 발표 이후 신중론도 솔솔

현재 정부 당국의 관심은 장성택의 거취다. 장성택은 지난달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에서 모습이 사라졌다. 김정은이 최근 현장지도를 나갈 때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줄곧 김정은을 수행했다.

국가정보원은 3일 이용하 장수길의 처형 사실을 공개하면서 “장성택도 모든 직위에서 해임되고 실각했을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고 했다. 또 장성택의 자형과 조카인 전영진 쿠바 주재 북한대사, 장용철 말레이시아 주재 대사가 최근 본국으로 소환된 것으로 전해져 장성택의 실각에 이은 ‘추가 숙청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본 민방 TBS가 대북 매체인 ‘자유북한방송’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장성택이 지난달 30일 김정은의 친위부대 격인 보위사령부에 구속됐다고 4일 보도하는 등 장성택의 신변을 놓고 다양한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장성택의 특수성을 고려해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더라도 그의 신변 안전은 보장해주는 선에서 마무리를 지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도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간담회에서 “장성택의 신변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장성택이 이른바 ‘백두혈통’인 김경희의 남편인 만큼 측근들의 비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일선에서 물러나는 선에서 사태가 봉합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대북 소식통은 이와 관련해 장성택이 자택에 가택연금된 상태라고 전했지만, 일각에선 지병 때문에 거동이 불편하다는 ‘와병설’도 나오고 있다.

소수 견해이긴 하지만 정부 일각에선 장성택의 숙청이나 실각 여부도 충분히 더 확인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한 안보당국자는 사견을 전제로 “장성택과 김정은은 한묶음”이라며 “장성택이 3년은 더 김정은 체제를 뒷받침해 줘야 김정은이 향후 독자적으로 당과 군을 장악해 독자 생존할 수 있으며 김정은도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인 만큼 장성택에 대한 완전한 숙청이 이뤄졌는지는 좀 더 면밀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북한이 한국을 겨냥해 장성택이 실각됐다는 역정보를 흘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된다. 정부 관계자는 “장성택의 실각 여부는 김정은과 고위 간부들이 모두 참석하는 17일 김정일 2주기 때 분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장성택 실각 시 대대적 권력재편 예고

장성택의 실각이 사실일 경우 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추가 인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공개 처형된 그의 측근 2명이 모두 행정부 소속이라는 점에서 행정부는 최악의 경우 공중분해될 수도 있다. 그 대신 인사와 행정권을 통해 당 조직 전체를 장악하고 있는 조직지도부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조직지도부의 조연준 제1부부장, 황병서 부부장 등이 최근 김정은을 수행하는 경우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김정은은 집권 이후 군과 경제관료를 중심으로 꾸준히 젊은 세대를 중용하는 등 세대교체를 해왔다. 그는 집권하자마자 청년동맹 중앙위원회, 김일성고급당학교에 친필 서한을 보내 청년들의 역할을 강조했으며 지난해 말에는 노동신문을 통해 “주체교육 터전에서 마음껏 배운 우리 주인공들의 나이는 30, 40대”라고 주장했다.

처음 집권한 2012년에는 당 권력엘리트의 평균 연령이 70대 초반이었으나 이후 정치국과 비서국을 중심으로 50, 60대 간부들을 배치했다. 올해 5월 전격 발탁된 장정남 인민무력부장도 50대다. 최근 국가개발경제위원회 등 새롭게 조직을 꾸리는 경제 분야에서도 외교관 출신의 젊은 인재들을 전면에 배치했다. 정부 관계자는 “핵심 실무진에는 40대와 50대 초반인 1960, 70년대생까지 등용했다”고 전했다.

손영일 scud2007@donga.com·윤완준·김철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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