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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먼지 처음” 시민들 고통 호소… 편의점 마스크 동나고 도심 한산

입력 | 2013-12-06 03:00:00

첫 초미세먼지 주의보 서울 표정




서울에 초미세먼지주의보가 처음 발령된 5일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거리는 눈에 띄게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낮 안개와 뒤섞인 미세먼지 때문에 서울 하늘은 낮도 아니고 밤도 아닌 것처럼 뿌옇게 보였다. 서울 관악경찰서 입구에서 800m 정도 떨어진 서울대입구 전철역이 아예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가시거리가 짧아져 한낮에도 전조등이나 미등을 켜고 운행하는 차들이 많았다.

시민들은 마스크를 쓰거나 입과 코를 목도리나 옷깃 속에 파묻은 채 종종걸음을 쳤다. 회사 등이 밀집한 서울 종로구 세종로에선 점심시간 거리를 걷는 시민들이 평소의 절반 정도로 줄어들었다. 세종로의 직장에 다니는 회사원 이모 씨(35)는 “점심을 동료들과 밖에 나가 먹으려다 취소하고, 구내식당에서 먹었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이렇게 심한 미세먼지는 처음”이라며 입을 모았다. 신촌 거리에서 발걸음을 바쁘게 옮기던 연세대 대학원생 서현선 씨(31·여)는 “지난해 중국 베이징에 6개월 동안 머물렀는데 공기가 나빠 항상 목이 칼칼하고 침에도 황토색 흙먼지가 섞여 나왔다”며 “오늘 서울 공기 질이 베이징에서 느낀 것과 똑같다”고 말했다.

특히 업무 등의 이유로 실외에서 오래 활동할 수밖에 없는 시민들은 눈, 목과 가슴에 통증을 호소했다. 신문배달원 조한춘 씨(47)는 목도리를 코까지 끌어올린 채로 “동 틀 때부터 거리가 온통 뿌옇게 보였다”며 “배달 때문에 온종일 밖에서 다녔는데 기관지가 따끔거려 걱정된다”고 기자에게 말했다.

편의점 등 상점에서는 마스크가 동이 났다. 서울 종로구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문은지 씨(21·여)는 “마스크 재고가 15개 있었는데 오후 4시경 다 팔렸고, 이후에도 손님들이 계속 마스크를 찾았지만 팔지 못했다”며 “봄철 황사 때보다도 마스크를 더 많이 찾았다”고 말했다.

어린이나 노약자가 있는 가정은 특히 걱정이 컸다. 돌이 지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주부 안세희 씨(36·서울 종로구 삼청동)는 “오후에 미세먼지가 잦아들 줄 알고 아이와 함께 산책을 나갈 생각이었는데 오히려 심해졌단 뉴스를 듣고 대문 앞에서 돌아 들어왔다”며 “요 며칠 새 집안에만 머무르고 있다”고 말했다. 소아과를 운영하는 의사 박모 씨(55·여)는 “오늘 내원한 천식 환자들의 증세가 평소보다 나빠진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서울시교육청은 시내 유치원과 초중고교에 야외활동을 자제시키라는 지시를 내려 학교 운동장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시교육청은 교실마다 창문을 닫고, 체육 수업을 실내 활동으로 대체할 것을 권고했다.

곽도영 now@donga.com·이은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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