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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난 ‘10급’ 공무원”

입력 | 2013-12-09 03:00:00

조유행 하동군수 ‘47년 공직경험’ 책 펴내




“저는 군민이 선택한 단 한 명의 ‘10급 공무원’ 입니다.”

‘토종 향토공무원(향공·鄕公)’ 조유행 경남 하동군수(67·사진)는 스스로를 이렇게 부른다. 가장 낮은 곳에서 군민을 섬기겠다는 의미에서다. 그는 1967년 5월 하동군 횡천면에서 9급 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후 입대해 베트남전에 참전했고 47년을 주민에게 봉사했다. 그 사이 경남도 주요 계장, 과장을 거쳐 부단체장 3회, 민선 단체장 3연임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대한민국 최고 목민관상, 대한민국 세종대왕 나눔봉사상, 제1회 세로토닌문화상, 매니페스토 대상, 투명사회상 등도 받았다.

조 군수는 야생차축제, 토지문학제, 재첩 명품화, 천부농만부촌(千富農萬富村·억대 수익 농가 1000가구, 4500만 원 수익 농가 1만 가구를 통해 부촌을 육성하는 사업) 정책 등으로 ‘꽃길과 물길의 고장 하동’의 브랜드를 널리 알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경남에서만 50년 가까이 공직생활을 한 경험 등을 담은 책 ‘산은 강을 품고, 강은 바다를 연다’를 최근 출간했다. 조 군수가 생각하는 지방자치단체장의 덕목 등에 대해 들어봤다.

―‘산은 강을 품고…’라는 책 제목의 의미가 궁금하다.

“3연임을 하면서 ‘뉴 하동시티’를 지향한 군수가 군민에게 드리는 보고서다. 산은 지리산, 강은 섬진강, 바다는 남해 바다를 일컫는다.”

―바다를 열어야 하는 이유는….

“천혜의 자연인 지리산과 섬진강을 토대로 하동의 새로운 부(富)를 창조하려면 남해 바다로 나가야 한다. 그래야 남해안 중심도시로 성장이 가능하다.”

그는 “스스로를 돌아보며 성찰하고, 앞으로 하동을 이끌 분들이 지나온 12년의 군정을 통해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의 지혜를 찾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썼다”며 “혼자 일을 한 듯한 오해가 생길 수 있고, 여러분에게 드릴 부담을 생각해 (출판을) 많이 망설였다”고 말했다.

―지역 발전을 위한 핵심 방안은….

“갈사만 조선산업단지 조성이 포함된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 하동지구 개발’이다. 3선 출마의 동기도 갈사조선산단 조성을 위해서였다. 남은 임기 6개월 동안 정열을 쏟을 일도 역시 경제자유구역의 순조로운 조성과 기업 유치다.”

―민선 단체장이 갖춰야 할 덕목은 뭘까.

“진정성이다. 사심 없이 주민과 소통하면 모든 일이 잘 풀린다.”

조 군수는 전형적인 ‘외유내강(外柔內剛)’ 형이다. 겸손이 몸에 배어 있다. 말소리도 크지 않고 웃음도 조용한 편이다. 그러나 뚝심만은 남다르다.

―지방자치제도에서 고쳐야 할 점은….

“지방에 재정적 권한을 주어야 한다. 단체장이나 공무원이 돈(예산)을 따기 위해 죽도록 중앙부처에 뛰어다니며 읍소할 필요가 있는가. 세원의 배분을 검토해야 할 시기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