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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DIZ 확대 공식선포]美 “한국, 책임있고 신중한 조치” 사실상 지지

입력 | 2013-12-09 03:00:00

中-日, 강력반대 표명은 안할 듯… 신화통신 “이어도, 한중 분쟁해역”




한국 정부의 방공식별구역(KADIZ) 확대 발표에 대해 미국은 즉각 긍정적인 논평을 낸 반면 중국과 일본은 공식 반응을 유보하며 신중한 태도를 나타냈다.

미 국무부 젠 사키 대변인은 8일 오전 2시(현지 시간) 논평을 내고 “우리는 한국이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주변국들과의 사전 협의를 통해 책임 있고 신중한 방식으로 이번 조치를 내린 것을 평가한다(appreciate)”고 밝혔다. 또 “한국이 방공식별구역 조정을 국제 관행에 맞춰 추진하고 비행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을 비롯해 국제 공역에 관한 국제법을 준수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평가한다”고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한국 정부의) 이러한 접근은 민간 항공기의 (운항) 혼란 및 항공기에 대한 위협을 방지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평가한다’는 표현은 앞서 조 바이든 부통령이 6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한국 정부의 설명과 노력을 ‘평가한다’”고 한 것과 같다. 마리 하프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같은 날 정례브리핑에서 “바이든 부통령은 한국이 고려하고 있는 다음 단계에 대해 우리는 의견을 같이한다(on the same page)는 점을 시사했다”고 언급해 한국 지지를 시사한 바 있다.

미국의 이 같은 평가는 무엇보다도 중국은 주변국과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선포했지만 한국은 중국 일본 미국 등과 사전 협의를 하고 양해를 구해 발표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과 달리 한국이 조정, 선포한 구역에는 영토분쟁 대상도 없다.

크게 보면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펴고 있는 미국은 한국의 KADIZ 확대가 중국의 동중국해 팽창 의지를 저지하고 일본 등과의 해양 영토분쟁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이 ‘도발하면 주변국이 반응한다’는 점을 깨닫고 향후 추가 도발을 자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 일본의 공식 반응은 8일 오후까지 나오지 않았다. 베이징(北京)의 한 소식통은 “중국은 한국과는 대화와 협상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라며 “중국이 9일 공식 견해를 내놓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한국의 새 방공식별구역에 한중 간 분쟁해역인 이어도가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KADIZ 확대에 대해 비교적 차분하게 반응하고 있다. 일본 지지통신은 “일본 정부는 중국의 방공식별구역과 달리 민간 항공기에 대한 영향은 없다고 판단하고 차분히 받아들이고 있다”며 총리관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8일 보도했다.

워싱턴=신석호 kyle@donga.com   

베이징=고기정 / 도쿄=박형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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