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영상 17군데 손질… 재기 힘들듯
과거에도 숙청한 뒤 흔적 없애
與 “김경희, 별거중이라 못나설것”

지우고… 북한 조선중앙TV가 실각한 것으로 알려진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모습을 삭제한 기록영화 영상을 7일 오후 내보냈다(오른쪽 사진). 이날 방송된 김정은의 군부대 시찰 기록영화 ‘위대한 동지 제1부: 선군의 한길에서’를 지난달 28일 방송분(왼쪽 사진)과 비교한 결과 장성택의 모습(원 안)이 삭제됐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북한 조선중앙TV는 이날 오후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모습을 담은 기록영화 ‘위대한 동지 제1부: 선군의 한길에서’를 재방영했다. 이 기록영화는 10월 7일 처음 공개된 이후 10월 말까지 수차례 재방영된 바 있다.

가리고… 같은 영화에서 장성택 부위원장(왼쪽 사진 원 안)이 등장한 한 장면은 장 부위원장의 얼굴이 가려지도록 편집했다(오른쪽 사진).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자르고… 장성택 부위원장(왼쪽 사진 원 안)이 등장한 또 다른 장면은 화면을 확대해 장 부위원장을 화면 밖으로 밀어내 버렸다(오른쪽 사진).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화폐개혁 실패로 2010년 3월 처형당한 것으로 알려진 박남기 전 노동당 계획재정부장도 기록물에서 삭제된 경우다. 박남기는 같은 해 2월까지 방영된 기록영화 중 김정일이 평안북도 태천군 동봉협동농장을 둘러볼 때 함께 등장했다. 그러나 같은 해 4월 중순 재방영된 화면에서는 그의 모습이 나오는 장면이 콩 다발을 클로즈업한 장면으로 대체됐다.
북한에서 사진 등 기록물이 대거 삭제된 인물이 재기에 성공한 적이 사실상 없다는 점에서 장성택 역시 다시 권력을 잡기 어렵다는 게 많은 전문가의 관측이다. 한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남한 정보당국으로부터 실각설이 나온 시점에 굳이 과거 영상을 편집해 재방송한 것은 장성택이 단순히 2선 후퇴한 게 아니라 상당히 큰 죄목으로 숙청됐다고 예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성택의 실각을 확인한 한국 정부와 주변국들은 북한 내부 정세를 예의주시하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8일 이도훈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이 미국으로 떠났다. 이 단장의 이번 방문은 지난달 22일 방미 이후 한 달도 안 돼 갑자기 이뤄진 것이어서 ‘장성택 실각 이후 북한 상황’에 대한 한미 간 긴급 협의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김경희와 장성택은 별거 중이며 김경희가 (장성택을 위해) 더이상 나서지 못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