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 기준치 20배 초과省市자치구 31곳 중 20곳 경보발령… 비행기 결항-도로 폐쇄-휴교 속출
최근 들어 중국 동부를 뒤덮은 스모그가 수도 베이징(北京)까지 뒤덮는 등 31개 성시자치구 가운데 20곳, 104개 도시가 ‘심각한 대기오염 상태’에 처했다. ‘심각한 대기오염’은 중국 환경보호국이 정한 오염도 6단계 중 5단계(공기질지수·AQI 201∼300) 이상으로 심장이나 폐에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의 병세가 악화되고, 건강한 사람도 순환기 계통에 이상이 생기는 단계를 뜻한다. 현재로선 뚜렷한 해소 방안이 없어 그저 강풍으로 스모그가 분산되기만 기다리는 ‘천수답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관영 신화(新華)통신 등에 따르면 베이징 시 당국은 8일 전날에 이어 스모그가 계속될 것이라며 이른 아침에 집 밖에 나서는 시민은 교통사고 방지 등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이달 들어 이례적으로 청명한 날이 계속됐던 베이징은 7일 환경보호부가 집계하는 AQI가 356까지 치솟았다. 또 지름 2.5μm(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도 473(오전 9시 기준·주중 미국대사관 발표)을 기록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PM2.5 기준 농도는 25다. 베이징의 8일 PM2.5 농도는 400 안팎을 오르내렸다.
1일부터 심각한 스모그가 발생한 상하이(上海)에서는 6일 오후 PM2.5 농도가 700을 넘었고 장쑤(江蘇) 성 난징(南京)과 난퉁(南通), 안후이(安徽) 성 허페이(合肥) 등도 400∼500을 가리켰다.
장쑤 성은 스모그로 7일 대부분의 고속도로가 폐쇄됐으며 난징에서는 6일 초중학교에 휴교령을 내렸고 시내에서 열린 야외 패션쇼에서는 모델들이 마스크를 쓰고 나왔다. 난징 교통당국은 가시거리가 50m 정도밖에 되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자 스모그로 인한 교통신호 위반이 인정되면 처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경제적 손실도 가시화하고 있다. 상하이에서는 7일 항공기 144편이 취소됐다. 또 이날 오전 고속도로에서 7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1명이 사망하는 등 교통사고도 속출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