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시민권자에 “16일까지 입국”
기록영화에선 장성택 모습 삭제
북한이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 사태에도 불구하고 외부 인사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사망 2주기 추도식(17일)에 초청하고 있는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수년간 남북한을 오가며 활동해 온 A 씨(미국 시민권자)는 12월 초 북한으로부터 ‘추모식 참석을 위해 16일까지 입국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그의 측근이 밝혔다. A 씨는 2011년 김정일의 장례식, 2012년 1주기 행사 때도 참석했던 인물이다.
북한은 과거 행사 때 참석했던 인사를 배제할 경우 장성택 사건으로 정권이 위축된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 대북 소식통은 “장성택 실각에도 ‘동요 없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해 예년보다 행사를 더 키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A 씨를 비롯한 행사 참석자들이 방북 후에 북한의 현재 상황을 외부에 알릴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북한 기록영화에서 장성택의 모습이 삭제된 채 상영되는 등 ‘흔적 지우기’가 시작돼 장성택의 공식 석상 등장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중앙TV는 7일 김정은의 군부대 시찰 기록영화 ‘위대한 동지 제1부 선군의 한길에서’를 재방송하며 종전에 나왔던 장성택의 모습을 모두 없앴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