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체포장면 공개… 숙청 공식화 “장성택, 반당-반혁명 종파행위…모든 직무 해임-출당-제명처분”中민간인 살해說… 中군인 급파”
보안원에 끌려가는 장성택 북한이 9일 조선중앙TV를 통해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전날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체포되는 장면을 전격 공개했다. 장 부위원장이 군복 차림의 관계자에게 팔을 붙들린 채 끌려가고 있다. 오른쪽 아래에 몸을 돌려 이를 바라보는 인물은 김격식(대장)이다. 조선중앙TV 캡처
이 통신은 “장성택 일당은 당의 통일 단결을 좀먹고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세우는 사업을 저해하는 반당·반혁명적 종파행위를 감행하고 강성국가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투쟁에 막대한 해독을 끼치는 반국가적, 반인민적 범죄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장성택은 숙청이 확인됐을 뿐만 아니라 향후 재기도 불가능해졌다. 또 북한이 반당·반혁명 행위자를 ‘장성택 일당’이라고 표현함에 따라 주변 인물들에 대한 대대적인 추가 숙청 작업을 예고했다.
정치국 회의는 지난해 7월 이영호 당시 군 총참모장의 해임을 결정했던 기구다. 하지만 이번에는 ‘확대회의’로 참석자를 크게 늘렸으며 지난해와 달리 구체적인 혐의도 적시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은 지도부를 해임해도 그 이유를 공개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이번처럼 A4 용지 4쪽에 걸쳐 개인비리까지 공개하는 것은 김일성 김정일 시대를 통틀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장성택 숙청 사태에 대해 “그것은 북한 내부의 문제”라며 “북한이 국가안정, 경제발전, 인민행복을 이루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내 대북소식통은 “북한 군인 200∼300명이 대거 월경했으며 8일 오후 이들이 중국 지린(吉林) 성 훈춘(琿春) 인근에서 민간인 2, 3명을 살해하는 사건까지 발생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살인범 체포를 위해 접경지역에 중국 군인들이 급파됐다”고 덧붙였다. 이 군인들의 정체와 관련해 장성택의 추종세력이라는 관측과 망명을 시도한 장성택 라인을 체포하기 위해 파견된 군인들이라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당초 단순 살인사건으로 신고됐던 이 사건이 북에서 온 군인들 소행으로 밝혀지면서 이 지역 긴장감이 극도로 높아지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입을 모았다. 이에 따라 옌지(延吉) 시에 거처를 마련해주고 탈북자 지원활동을 하던 선교사 등 활동가들도 다른 지역으로 급히 피신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 군인의 집단 월경에 대해 현재 관련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며 “사실 여부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