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SM시리즈와 QM5에 이어 국내에 내놓은 다섯 번째 모델 QM3는 유럽에 출시된 르노 캡처를 이름만 바꿔 들여온 크로스오버 유틸리티차량(Crossover Utility Vehicle)이다. 르노의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에서 전량 생산한다. 르노삼성은 QM3를 들여오며 “차의 본질은 수입차지만, 애프터서비스나 판매가격은 국산차라고 보면 된다.”고 성격을 규정했다. 르노는 캡처를 앞세워 독일차에 내줬던 유럽의 소형 디젤차 시장에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캡처는 현재 유럽에서 동급 차종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다.
#“QM3 3가지 장점은 디자인, 연비, 가격”
르노삼성은 QM3 출시를 계획하며 초기물량을 적게 잡았다. CUV라는 차량 성격상 판매량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러나 출시 7분 만에 한정적으로 확보한 1000대가 모두 팔려나가며 예측은 크게 빗나갔다. 10일 현재 르노삼성이 밝힌 QM3의 예약 물량은 약 6300대에 달한다. 이 예약 분은 빨라도 내년 3월은 돼야 국내에 들여올 수 있다. 르노삼성은 현재의 뜨거운 관심이 내년 3월까지 이어질지 불안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대다수의 국내 운전자들이 QM3를 직접 타보거나 경험하지 않고도 서둘러 계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르노삼성은 독특한 디자인과 동급 최고의 연비, 저렴한 가격 등 3가지를 인기요인으로 꼽았다.
QM3의 가치를 직접 알아보기 위해 운전대를 잡고 서울 도심과 경기도 일대 100km가량을 달려봤다.
하지만 무엇보다 돋보이는 부분은 색상이다. 오렌지색 차체에 흰색루프를 얹은 투톤컬러나 검은색 차체에 지붕과 일부 라인을 오렌지색으로 꾸민 투톤컬러 등이 인상적이다. 멀리서도 존재감이 확실했다.
이런 톡톡 튀는 디자인이 출시 초기에 운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산차 중에는 현대차의 벨로스터나 기아차의 쏘울 정도가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꼽혀왔다.
차체는 전장 4125mm, 전폭 1780mm, 전고 1525mm, 휠베이스 2605mm로 쏘울(4140×1800×1600×2570mm)에 비해 약간 작다.
#실용적인 실내, 뒷좌석은 좁아
#엔진과 변속기의 기본기 탄탄
QM3는 내구성이 뛰어난 1.5dCi 디젤 터보엔진을 탑재했다. 배기량 1461cc에 직렬 4기통으로 최고출력 90마력, 최대토크 22.4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10년 전 르노에 처음 적용하기 시작한 이 엔진은 5세대까지 진화하며 르노, 닛산, 벤츠의 소형차 등 27개 모델에 1000만대 이상 탑재돼 성능을 검증받았다. 최근엔 이산화탄소 등 배기가스 저감 효과가 큰 커먼레일 시스템을 적용한 엔진이 나오기 시작했다.
변속기는 독일 게트락(Getrag)사가 만든 건식 6단 DCT(Dual Clutch Transmission·모델명 6-DCT 250)를 사용했는데, SM5 TCE에 쓰인 것과 같다. 일부에서 오해하는 BMW, 벤츠, 페라리 등 고성능 차량에 탑재된 게트락사의 듀얼 클러치 변속기와는 다른 모델이다. 이 변속기는 2개의 클러치가 각각 홀수와 짝수 기어의 변속을 담당해 다른 기어가 작동하는 순간 나머지 기어가 미리 대기하고 있다가 빠르게 변속해 응답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도심에서 초기 가속이나 저속 토크는 일품이었다. 신호대기 때문에 정차했다가 다시 출발할 때 치고나가는 힘이 느껴지고, 어지간한 오르막길을 오르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자동차전용도로에 올라서 속도를 조금 더 내자 작은 엔진의 한계가 금방 느껴졌다. 일정 속도 이상에서는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도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았다.
#고속주행 한계 분명, 소음과 진동 아쉬운 수준
주요 안전편의사양은 ESC(Electronic Stability Control), EBD(electronic brake force distribution), BAS(Brake Assist System), 후방카메라, 경사로밀림방지장치, 타이어공기압 자동감지시스템, 4에어백, 전방안개등 코너링기능, 크루즈컨트롤, 스마트카드시스템 등이 있다.
판매가격은 보급형인 SE 2250만 원, 고급형 LE 2350만 원, 최고급형인 RE는 2450만 원이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