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춘서 살인사건… 中공안 쫙 깔려탈북 군인 1명의 단순 소행설도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숙청한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가 열린 8일 북-중 국경지역인 중국 훈춘(琿春)과 투먼(圖們) 일대에 북한 군인들이 대거 등장해 비상이 걸렸다는 설이 돌고 있다.
중국 옌볜(延邊) 조선족 자치주의 한 소식통은 “최근 북한 군인들이 중국인 노인 부부를 살해해 중국 공안당국에 비상이 걸렸다”며 “이곳에서는 이 사건이 장성택과 연관된 군인들이 탈북해 벌인 사건이라는 소문이 퍼져 있다”고 9일 전했다. 이 소식통은 “탈북한 군인이 200∼300명에 이르는 대규모라는 소문마저 퍼져 흉흉하다”고 덧붙였다. 현지의 다른 소식통은 “이런 소문이 현지에 나와 있는 북한 측 관계자들에게도 통보돼 북측 인사들이 급히 숙소로 들어가 대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다른 소식통들은 이런 소문이 단순한 살인사건이 부풀려져 확대된 소문에 불과하다며 북한 군인 대거 탈북설을 일축했다. 옌볜의 다른 소식통은 “12월 7일자로 청진 출신의 한 남성이 옌지(延吉) 시에서 살인을 한 뒤 도망다니고 있다는 통지가 떴다”며 “그게 와전된 것 같다”고 말했다. 살해된 중국 주민의 숫자에 대해서도 2명이란 설과 3명이란 설이 엇갈리고 있다. 정확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살인사건이 벌어졌고, 이 사건이 북한 군인과 관계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옌지 시의 또 다른 소식통은 “북한에서 군인들이 넘어와 훈춘 투먼 일대에서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총으로 쏴 죽였다는 소식을 북한에서 온 모 대표단으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저녁 식사자리에서 북한 대표단은 ‘우리 군인들이 와서 이런 일을 저질러서 미안하게 됐다’며 ‘우리도 저녁 활동을 접고 들어가야겠다’고 말한 뒤 서둘러 숙소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자리에선 북한 군인들이 장성택 휘하 사람들일 가능성이 농후할 것이라는 추정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허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