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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영호남 ‘남도 순례길’ 속도 낸다

입력 | 2013-12-11 03:00:00

시민단체들이 제안한 사업에 창원-순천 등 8개 시군 참여 선언
경전선 옛 역사-폐선 철도 활용… 생태-레저-관광 인프라 구축 계획




영호남 지역 시민단체가 제안한 ‘동서통합 남도 순례길’ 조성 사업에 주변 지방자치단체의 관심이 더해지면서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업은 이미 철로를 걷어냈거나 폐선 예정인 경전선(경남 밀양시 삼랑진역∼광주 송정역·168km) 용지를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무상으로 넘겨주고 이곳에 새로운 생태, 레저, 관광, 문화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내용.

‘동서통합 남도 순례길 추진위원회’와 영호남 8개 시군은 9일 경남 진주시청 시민홀에서 모임을 갖고 순례길 조성에 적극 참여하자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8개 시군은 경남 창원 김해 진주 사천시와 함안 하동군, 전남 순천 광양시 등이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경전선 복선화에 따른 옛 역사(驛舍)와 폐선 철도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지역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반시설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남도 순례길이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창출하는 공간이 되도록 아이디어와 문화콘텐츠를 서로 나누고 준비하겠다”며 “이 길을 거점으로 민간과 행정의 실천적 네트워크를 통해 미래지향적인 녹색공간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진위는 정부와 국회가 남도 순례길 조성에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박완수 창원시장은 “순례길 조성이 국책사업으로 선정되도록 창원시를 비롯한 관련 지자체가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낙동강과 섬진강, 남강을 지나가는 경전선에는 섬진강 철교 등 오래된 교량과 터널이 많고 주변 경관도 아름답다. 또 지역 특산물도 풍부한 편이다. 진주남강유등축제, 진해군항제, 광양매화축제, 순천정원박람회, 하동야생차축제, 김해분청사기축제 등 관광자원도 다양하다. 추진위 허정도 경남대표는 “남도 순례길은 동서 갈등의 아픈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통합의 미래로 나아가는 이정표를 만드는 사업”이라며 “100년 넘게 남도인의 애환을 싣고 달렸던 경전선의 생명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용재 전남대표도 “경전선 구간마다 지자체별로 다양한 콘텐츠를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민간 추진위에는 경남의 ‘마산 폐선로 푸른길 가꾸기 시민모임’, 사천환경운동연합, 진주와 마산YMCA, 하동군 적량면청년회 등이 참가하고 있다. 전남에선 ‘광양 경전선푸른길 운동본부’, 순천YMCA 등이 동참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